(일서번역)호쿠토, 어느 살인자의 회심(13-14)

woojooin(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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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고맙습니다."
의자를 세우고 다시 앉았다. 이를 악물어도 입술이 떨리고 눈물이 솟았다. 피와 눈물이 날 때마다 재빨리 손가락으로 닦아 감추어야 했다.
"잘들어, 호쿠토. 자신의 욕망을 이기지 못하는 인간은 살 가치가 없어. 세상엔 그런 쓰레기 같은 놈들이 수없이 많아. 너만은 그런 저급한 인간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다 너를 위해 그러는 거야. 아버지 손도 아프지만 마음은 더 아프단다."
다음은 반대 쪽 뺨이었다. 손톱에 긁혔는지 자로 긋는 듯한 아픔이 느껴졌다. 몸을 일으켜 다시 앉았다. 얼굴이 부어오르는 느낌이 났다.
"여보, 무슨 일이예요?"
어머니 목소리가 들렸다. 처음부터 비난하는 말투였다. 첫마디부터 비난하는 말투였다. 목욕하고 난 실내복 차림이었다. 어머니가 저렇게 반응하는 이유는 뻔하다. 맞고 있는 자신한테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 모든 신경이 아버지한테 가 있기 때문이다. 이 폭풍에 말려 들고 싶지 않은 것이다. 자신의 몸만은 지키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뒤늦은 만큼 아버지의 몇 배는 더 화를 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머니의 목소리는 아버지와 달리 처음부터 신경질적으로 높았다.
"호쿠토!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니? 말해 봐!"
호쿠토는 온 힘을 다해 울먹임을 참았다.
"배고픔을 참을 수 없어서 밥솥의 밥을 훔쳐 먹었어요. 아버지, 어머니, 잘못했어요."
어머니는 호쿠토를 보는 둥 마는 둥 곁눈질로 아버지를 힐끔 쳐다보았다. 어느 정도로 화가 났는지 가늠하는 거겠지. 어머니가 내린 결정은 평소와 같았다. 곧바로 부엌 싱크대에 놓아 둔 옷걸이를 가지러 갔으니까.
"너는 천한 아이구나. 손 이리 내!"
호쿠토는 소매를 걷고 손바닥이 보이도록 식탁 위에 손을 올렸다. 어머니를 닮은 희고 가는 팔에는 파란 멍이 몇 줄 남아있었다. 쉬익,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흰색 세탁소 옷걸이가 날아들었다. 어째서 머리보다 손바닥이 더 아플까. 그 날카로운 통증에 익숙해져 있는 호쿠토조자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옷걸이는 손바닥부터 아래팔에 걸쳐 잇달아 날아들었다. 호쿠토가 한여름에도 긴 팔을 입는 이유는 이 상처를 가리기 위해서다. 호쿠토는 옷걸이가 날아들 때마다 비명을 지르며 울고, 고맙습니다를 반복했다.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말하는 사이에 그 말은 분해되어 의미를 전혀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고.맙.습.니.다.... 이건 어떤 말일까.
"그만 용서해 주도록 해. 배고파. 저녁 먹지."
어머니가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손바닥도 머리도 아팠지만 폭력이 멈추자 허기가 밀려왔다. 공복감이 손으로 만져질 것 같았다. 호쿠토는 의자를 바로 하고 등을 곧게 세워 식탁 앞에 앉았다. 아픔도 눈물도 금세 가셨다. 굴욕감과 부당함과 아픔은 즉시 잊을 것. 말을 시작할 무렵부터 부모님한테 심한 폭력을 당해 온 호쿠토한테 있어 그것은 살아가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수단이었다. 이것으로 겨우 그 시간이 끝났다. 저녁을 먹을 수 있다. 이불에 누워 잠들면 적어도 오늘밤은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눈이 희미하게나마 웃고있다는 것을 느낀 순간, 소름이 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