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쿠토, 어느 살인자의 회심(11~12)

woojooin(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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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고 말았다. 오늘도 긴 밤이 되겠지. 호쿠토의 마음은 암흑 속으로 떨어졌다.

아버지는 호쿠토를 식탁으로 데려가 맞은편에 앉혔다. 창백한 얼굴을 한 아버지의 말투는 여전히 온화했다.
"왜 사과했니?그 이유를 말해보렴."
호쿠토는 머릿속으로 수십 가지의 변명을 생각했다. 그 중에 아버지가 늘 말하는 '세상 이치'에 가장 들어맞을만한 것을 골라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잘못했어요. 배가 고프다는 이유로 욕망을 이겨내지 못하고 허락도 없이 멋대로 밥을 먹고 말았어요."
"그렇지. 너는 두 가지 잘못을 했어. 배고픔을 참지 못한 것. 그리고 우리 가족의 약속을 깨고 밥을 훔쳐 먹은 것. 둘 다 천박한 데서 비롯되는 죄야. 그에 대해선 확실히 벌을 받아야 겠지."
호쿠토는 머리를 감싸고 울고 싶었다.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엔 이럴 때면 곧잘 그랬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간 아버지의 분노는 그 몇 배나 되어 돌아온다. 호쿠토는 떨리는 몸을 최대한 억누르며 마음에 없는 말을 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기계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최대한 아프지 않기를. 이 상황을 어떻게든 버텨낼 수 있기를. 오직 그 생각뿐이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으면 진정한 감사라 할 수 없지. 다시 한 번, 마음을 담아 말하렴."
"아버지, 저는 밥을 훔쳐 먹었어요. 잘못을 따끔하게 야단쳐 주시고, 벌을 주시니 고맙습니다."
시코우는 넥타이를 맨 채 웃고 있었다.
"다시."
호쿠토는 눈물이 고이지 않도록 애쓰며 방금 했던 말을 그대로 되풀이 했다. 그 뒤로도 똑같은 말을 여섯 번이나 되풀이해야 했다. 아버지는 늘 그렇듯 간단히는 손을 대려 하지 않았다. 손으로 때리든 발로 차든 좋으니 제발 빨리 했으면.... 기다리는 그 시간이 너무도 공포스러워 결국 호쿠토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와 동시에 아버지의 손바닥이 날아 들었다. 아홉 살 호쿠토는 의자와 함께 벽까지 튕겨나갔다.
입 안에서 피 맛이 났다. 눈에 힘을 주고 목소리가 새어 나오지 않도록 입술을 물었다. 피는 아버지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꿀꺽 삼켰다. 아픈 내색을 하거나 상처를 보여서는 안 된다. 그랬다간 더욱 심하게 맞을 뿐이다. 또 다시 온화한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의자 세우고 앉으렴."
불도장을 맞은 것처럼 뺨이 화끈거렸지만 서둘러 등을 펴고 의자에 앉으려 했다. 엉덩이가 의자에 닿는 순간, 다음 일격이 날아들었다. 이번엔 손바닥이 아니라 주먹이었다. 머릿속에서 뼈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호쿠토는 다시 의자 째 튕겨나갔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팠지만 손으로 만질 수는 없었다. 만졌다간 똑같은 자리를 다시 맞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이 집의 가정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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