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또래에 학창시절 학원을 다녀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것입니다.
저 역시 많은 학원들을 다녀보았습니다. 그래도 학원은 학교보다 저의 위치가 괜찮았습니다.
학원은 학교처럼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있지 않기 때문에 저를 나쁘게 보는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고작해야 하루 3시간정도를 함께 하니까요.
그리고 다른 학교 학생들이 많았기에 저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그리고 저역시도 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친해지면 날 괴롭히겠지라는 생각이 더 강했습니다.
어쩌면 학원에서의 외톨이는 저 스스로 벽을 쌓아서 만든 것일수도있습니다.
저는 일부러 학교근처에 학원을 다니지 않았습니다. 학교근처면 모두 우리 학교 아이들이 다닐테고 그러면 곧 저를향한 괴롭힘은 계속될테니까요. 그래서 일부러 거리가 멀더라도 다른 학교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학원을 다녔습니다.
어머니에게는 그 학원이 좋다고 말씀드렸지만, 어쩌면 어머니도 아셨을것 같아요. 제가 왜 가까운 학원을 안다니려 하는지.
그렇게 좀 멀리있는 학원을 다니던 어느날, 학원에 저희 학교 아이들 7명정도가 등록을했습니다. 그것도 많이는 아니지만 가끔 저를 괴롭히던 아이들이요. 학원을 또 옮겨야 하나 싶었지만 그래도 학교가 아니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학원이라고 다를것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학교와 달리 규제가 덜해서 그런지 더욱 심했습니다. 학원 가는길, 집에가는길 모두 학원버스를 타야했는데(거리가 좀 있었으므로) 버스 안에서 특히 괴롭힘과 놀림이 심했습니다.
버스를 타면
뒤에서 귤껍질 같은것들이 날라옵니다.
뒤돌아보면, "야ㅋㅋㅋㅋ 뒤돌아보니까 더 못생겼엌ㅋㅋㅋ"
버스를 타면
아이들이 코를 막습니다.
"아 코딱지 냄새난다....아.....xx~"
버스를 타면
뒷자리에서 딱밤을 날립니다.
반응을 안하면 반응을 할때까지 날립니다.
누군가에게는 학원에 빨리가고 집에 빨리 돌아올 수 있는
편리한 수단이었지만 저에게는 밀폐된 곳에서 집중적으로 괴롭힘 당할수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버스로 가려면 엄청나게 돌아가야했고 저는 이를 악물고 버스를 탔습니다.
괴롭힘 당하지 않으려 기분안좋은척 타보기도 하고 일부러 멀리 떨어져서 타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제가 선택한 것은 걸어서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버스를 타도 됬는데 많이 돌아가기 때문에 걷는것과 10분정도 밖에 차이가 안났습니다.
걸어서 30분.
학원버스를 타면 훨씬 적게 걸리는 거리였지만, 버스안에서의 5분은 저에게 50분 같았기에 걸어다니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버스를 탈 수 없었습니다.
쉬는시간에 복도에 나가면 1,2,3학년 아이들이 모두 있지요. 그래서인지 더 수치스러웠던 놀이가 하나 있습니다.
학원 복도에는 기둥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들은 기둥으로 저를 끌고가서 팔, 다리를 꽉 잡고 지우개 똥을 던집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 기둥을 심판의 기둥, 저를 지우개 귀신이라고 불렀죠.
그들에겐 하나의 놀이가 되었습니다.
이 놀이의 유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 아이의 잠자리표 지우개가 없어졌는데, 그것이 어떻게 된일인지 제 필통에서 나왔습니다.
그뒤로 벌을 받으라며 저에게 지우개똥, 지우개를 자른것을 던지기 시작했고, 그것이 번저서 놀이가 된 것이지요.
"심판의 기둥" 그곳에서 저는 어떤 심판을 받은 것일까요?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심판? 아이들을 피해 멀리 학원을 온 심판?
좀 더 자신감있게 살지 못한 심판? 못생긴 것에 대한 심판?
그때 제가 받았던 심판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