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inism] 나는 너희가 이기적이었으면 좋겠다.

Words
312
Reading
2 min
Listen
Play
8y
  1. A의 아버지가 가부장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멍 투성이 내막을 들은 것은 올 해 초가 처음이었다. A의 부모님은 A에게 투자했던 것 보다 A의 남동생에게 3배 가량을 더 투자했다. 하지만 A가 공부를 더 잘 했다. 나는 A에게 솔직하게 말 했다.
    "네가 남자였으면 너한테 더 투자 했을거야."

  2. B가 학생회 활동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
    확실히 얘네 과 학생회 너무 이상하고 상명하복의 문화가 자리잡혀 있었다.
    "나는 너한테서 그 학생회 이야기만 나오면 진짜 내가 다 피곤해. 확 그만둬버려."
    "나도 그러고 싶지만 그러기엔 다른 사람들한테 너무 미안해."
    너네 학생회 이상하다고, 그만두라고만 말했지만 난 솔직히 B에게 너네 과 애들 수준 낮다고, 너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3. 음, 어느 언니의 이야기다. 언니는 대학을 나오지 못했다.
    "남동생 대학 보내야 했어서 나는 대학에 못 갔어."
    나는 무어라 말 할 수 없었다.
    "나는 이러이러한 일을 하고 있고, 이런 자격증을 몇 달 만에 땄고-"
    언니의 자랑이 이어졌다.
    대학을 나오지 않았어도 본인이 훌륭한 사람이란 어필을 하고 싶었던 거겠지.
    언니는 능력 있는 사람이었다.안타까웠다.
    대학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닌, 남자 혈육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한 것이.
    언니가 남자였다면 아마 부모님은 빚을 내서라도 두 형제를 대학에 보냈겠지.

  4. 작년에 잠깐 친했던 언니 이야기다.
    언니는 대구에서 살다가 대학교에 와서 서울에서 자취한다고 한다.
    "나는 20살이 되기 전까지 가족들이랑 치킨 먹을 때 닭다리를 먹은 적이 없어."
    내 귀를 의심했다.
    "그러니까... 항상 남동생이 닭다리를 다 먹었었어. 나는 그게 내가 윗사람이라서, 누나니까 양보해야지-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울에 오니까 아닌걸 알게 됐어. 부모님은 항상 남동생을 남자라고 치켜세워주고, 나는 항상 남동생에게 양보해야 했어."
    더욱 슬펐던 이유는 그 양보가 치킨에만 한정된 게 아닌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동생이었다면 그러지 않았을텐데. 혹은 언니가 남자였다면...


1번부터 4번까지, 그들은 본디 착하도록 강요 받고 그것에 중독되었기에
남을 미워하는 것에 서투르고 애초에 그러지 못한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불을 지르고 채찍질을 해도 자신을 탓한다.

너희가 이기적이었으면 좋겠다.
너희가 필사적으로 그들이 걸어 놓은 족쇄를 끊으려고 발버둥쳤으면 좋겠다.
너희가 남자에게 이기적인 년이란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너희가 남자에게 김치년이란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나는 네가 너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여자가 되기를 바란다.

[Feminism] 나는 너희가 이기적이었으면 좋겠다.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