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전 이야기.
조금 전 밤산책을 하다가 고양이를 만났다. 나도 모르게 그 고양이를 보고 야옹~하고 인사했다. 걷다 보니 기분이 좋아져서일까. 지금 생각해보면, 순수하게 안녕의 의미이기도 하고. 나 지나가니, 사람이 지나가니 좀 비켜줘, 의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아이가 애옹-하고 소리를 내며 내게 다가오는 것이다. 점.점.
순간 소름이 돋았다. 난 내가 아는 강아지는 좋아하지만, 길거리의 모르는 개는 별로 관심이 없다. 내가 좋아한 강아지는 어릴 때 할머니와 살았던 양옥집 마당에서 키운 ‘뽀삐’(뽀삐 화장지 이름을 딴듯. 솔직히 어려서 존재와 얼굴만 기억날 뿐), 20살 넘어 잠시 같이 산 순둥이 ‘빌리’. 이 두 마리가 전부다. 고양이는 요즘 집에서도 많이 키운다는데 사진으로만 보면 귀엽긴 하지만 내 가족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 특히나 길에서 만나는 고양이는 개와 마찬가지로 낯설다. 피하고 싶다.
한 5미터 이상을 계속 천천히 날 따라오는데 어찌해야할지 몰랐다. 내가 괜히 야옹~했나 후회가 밀려오면서 배가 고파서 그런가 싶었다. 자꾸 애옹-하며 따라오는 게 내 책임인 것만 같아서 결국 슈퍼에서 소시지를 샀다. 작년에 회사 직원이 배고파하는 새끼 고양이에게 천하장사 같은 소시지를 주는 걸 본 게 기억났기 때문이다.
소시지를 사가지고 나왔더니 이제는 내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 너무 가까이 오니 순간 또 소름이 돋았다. 역시 배가 고팠던 거였어, 하고 생각했는데 웬걸. 소시지를 반으로 잘라 바닥에 놓았는데도 안먹고, 내가 이거 먹으라고 가리켜도 그것에 관심이 없다. 나는 계속 바보야 여기 이거 먹으라고. 너 때문에 샀다고. 먹으라고 바보야. 소시지 여기 있다고. 고양이가 알아들을 수나 있는 말일까 싶지만 자연스럽게 계속 말이 흘러나왔다.
그 고양이가 다시 향한 곳은 쓰레기 봉투. 비닐을 뜯으려고 하고, 조금 뜯기도 했다. 바로 옆에 앉아 지지! 지지! 라고 외치며 어린 조카에게 소리지르듯 말했다. 소시지를 바닥에 둬서 그런가 싶어서 나름 용기를 내어 고양이 입에 닿게도 줬는데 계속 쓰레기 봉투 옆에서 지지를 하다가 사라졌다. 소시지와 나를 남기고.
내 손엔 아직 뜯지 않은 소시지가 2개 남았고, 손가락에는 천하장사 냄새가 남았다. 뜯은 소시지는 그 고양이가 사라진 자리에 남겨두었다.
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그냥 내가 쓰다듬어주길 바란 걸까. 사람의 온기가 필요한 거였을까. 모르겠다. 나는 고양이를 모른다. 고양이에 관심없다.
앞으로 또 고양이를 만난다면? 함부로 그런 관심 보이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겠다. 야옹~하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따라오면 그때는 어떻게 하지?
고양이도 사람도 물건도, 책임지지 않을 거면 관심도 주지 말자고. 생각한 오늘밤.
“ 아무나는 부담스러운 거죠. ”
- 위아더나잇의 [No thank you]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