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빵수업. 브리오슈 식빵을 만들었다. 식빵을 만들 때는 발효와 성형 시간이 여러 차례 있어서 중간에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오랜만에 조원들이랑 차를 마시며 얘기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31살 회사원 김군이 말하길, 25살 직업군인인 유군이 제빵 기능사 필기 시험 합격자라는 것이다. 나는 오랜만에 만난 내게 농담을 하는 줄 알고 웃었다. 그런데 다시 물어보니 진짜라고. 내년에 직업군인 전역하면, 혹시 몰라 자격증을 따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군은 나중에 부모님과 카페를 차릴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은 옆반에서 바리스타 수업을 듣고 있다고. 전에 들었을 때는 부모님이 참 사이 좋은 부부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청년들 다 계획이 있는 것이었다!
그들의 계획이 놀라웠던 건, 초면에 다들 취미로 배우는 거라고 말했고. 특히 이 두 청년은 처음 접한 베이킹이라 수업 중에 어설프면서도 귀여운 행동으로 수업을 듣는 주부들과 나같은 누나?에게 웃음을 안겨주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빵수업 선생님이 농담으로, 엄마 좀 많이 도와주세요~ 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 )
나는 취미로 빵을 배운다. 만든 빵을 주변 사람들이랑 나눠먹는 재미와 뿌듯함을 알며, 토요일 오전을 알차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좋다. 토요일에 만든 식빵을 전해줄 겸 친구와 급 만남을 가지며 커피와 맥주를 마셨다. 돌아오는 이번 주 토요일엔 샌드위치를 만드는데, 그것은 그날 저녁에 만나 함께 연극을 보기로 한 고은이와 먹을 것이다. 나도 다 계획이 있다.
새삼 멋져보이는 청년 둘이다. 그들의 계획을 응원하고 싶다. 12월 말 수업이 마무리되면 꾸준히 연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김군의 카페도 잘 진행되면 좋겠고, 유군의 전역 후 새로운 직업도 잘 구해지길 바란다. 김장으로 인해 2주동안 수업에 불참한 50대 아저씨, 박 반장님의 김장도 응원한다. 참 좋은 수업이다. 우리의 홈베이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