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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의 성>
"헉헉 어휴 힘들다 북바람만 있어도 편할텐데...."
아가페 성을 출발하여 열심히 걷기 시작한지 벌써 3일...
처음에 시작된 평범한 시골길은 점차 높은 산 길, 낮은 땅 속 길, 그리고 넓은 들판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한동안은 길 옆으로 아름답게 흐르는 녹색의 물과 함께 걸었지만 커다란 갈림길에서 결국은 헤어지고 말았습니다.(잠시의 시간이 었지만 그래도 헤어짐에는 왠지 서운한 마음이 생깁니다.)
녹색의 물과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저는 계속 걸었습니다.
삼일간의 시간이 지났고 아가파오가 싸준 음식들은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카라의 성은 나타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서서히 신경질이란 것이 제 마음에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도대체 왜 이런 고생을 해야 하는 거야?’
혹시 이소우가 보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크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야! 이소우, 언제 나타나는 거야 카라의 성! 언제까지 걸어야 하냐고? 이젠 지친다, 지쳐!”
그때였습니다. 저의 눈은 저 멀리 걸어오고 있는 누군가를 발견했습니다. 그 사람은 제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소리를 지른다고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곳에선 당신과 저 뿐이거든요."
"어, 다... 당신은!"
(그 사람이었습니다. 시간을 찍는 사진기 안에서 본 그 사람이었습니다. 비록 상처 투성이의 였지만 그래도 분명 웃으며 기뻐하고 있는 그였습니다.)
"전 당신을 봤어요. 시간을 찍는 사진기에서요."
"아, 그 사진기 안에 들어갔다가 오셨나보죠? 어! 당신 가슴의 그 꽃은 아가페군요."
그 사람은 신기한 듯 저를 쳐다보며 말을 했습니다.
"꽃은 피웠으나 아직 열매를 맺지는 못했군요. 보통의 이 정도 걷다보면 작긴해도 열매를 맺곤 하는데......
카라의 성은 아가페의 열매가 맺혀져야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그러니 그 전엔 카라의 성에 갈 수가 없지요...
좋아요. 이것은 반칙이지만 제가 특별히 도와드리지요. 이소우의 부탁도 있고하니 말이죠."
"이소우요?"
"네, 사실 그 녀석은 당신보다 먼저 성을 돌아다니며 당신에게 도움을 주라고 부탁을 하고 있답니다. 당신이 많이 걱정이 되었나 봅니다. 하하하... 그 녀석이 그러는 것은 첨봤습니다. 당신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예요.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눈을 감고 제 말에 집중하세요."
저는 그 사람이 시키는 대로 눈을 감고 그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커다란 동드라미가 보일 겁니다. 그리고 그 속안의 많은 동그라미들.... 그리고....."
그의 말은 하나 하나의 그림으로 제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커다란 동그라미가 자신을 닮은 작은 동그라미 하나를 만드는 것이 보였고, 큰 동그라미가 자신과 닮은 작은 동그라미의 모습을보며 아주 기뻐하는 것이 보였습니다.(작은 동그라미는 유리처럼 생겼고 큰 동그라미 처럼 맑고 깨끗했습니다.)
큰 동그라미가 작은 동그라미에게 말했습니다.
"작은 동그라미야! 내가 너를 만들었단다. 아주 아름답게 말이야. 하지만 너는 유리처럼 맑고 깨끗해서 깨지기가 쉽단다. 그러니 나의 곁을 떠나거나 함부로 돌아다니면 안 된단다. 항상 나와 같이 움직여야 한다. 알았지!"
작은 동그라미는 큰 동그라미 안에서 놀며 그 안에서만 있었습니다. 그안에서 맑은 소리를 울려대며 큰 동그라미 안의 작은 동그라미로서 존재하였습니다. 그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작은 동그라미는 큰 동그라미의 밖이 알고 싶어 졌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큰 동그라미의 안에서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나가기만 하면 신나고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작은 동그라미는 나가는 순간 깨어져서 날카로운 네 개의 유리조각이 되어버렸습니다.
네 개의 유리조각이 되어버린 작은 동그라미는 더 이상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다시 아름다운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하고 최선을 다해보았지만 네 개의 유리 조각은 더 이상 아름다운 작은 동그라미가 아니였습니다.
큰 동그라미는 이 모습을 안타깝게 보았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네 개의 유리 조각들을 다시 자기의 가슴 속으로 집어 넣었습니다. 깨어진 유리조각들이라 큰 동그라미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내며 난도질하며 들어갔지만 큰 동그라미는 기꺼이 네개의 유리조각을 가슴 속에 다 집어 넣었습니다. 큰 동그라미의 가슴은 피범벅이 되었지만, 깨진 네 개의 유리 조각은 다시 완전한 작은 동그라미의 모습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가장 큰 사랑은 만들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를 포기해야 주어지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전적으로 큰 동그라미의 희생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완전한 아가파오 사랑입니다.-
갑자기 그 사람의 희생이 생각 났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보통의 사람이 할 수 있는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에 내가 녹아져서 나를 포기해야지만 저도 완전한 사랑을 알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세상이 밝아져오는 느낌이 들었고 눈을 떴을때, 변해있는 세상을 보며 깜짝 놀랬습니다.
지금 제앞에 펼쳐져있는 세상은 지금까지 제가 걷고 있던 길이 아니었으며 새롭게 시작되는 경쾌함과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보였습니다. 드디어 제눈에 그토록 찾던 아름다운 카라의 성이 보였습니다. 기쁨의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