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방문을 낙으로 삼는 친구 녀석이 있는데
이 녀석이 오늘은 우즈벡 요리를 먹자면서
저를 이 곳으로 인도했습니다.
사마르칸트 시티.
우즈벡의 수도인 사마르칸트에서 따온 모양입니다.
한정식집 '서울시' 같은 느낌이네요.
이 동네 자체가 러시아ㅡ중앙아시아 계열의 분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인지
곳곳에 그분들을 대상으로 한 듯한 식료품가게와 음식점들이 보입니다.
가게에 들어가자 제일먼저 고려김치라고 불리는
당근으로 담근 김치가 나옵니다.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한 한인들이
재료를 구할 수 없어 당근으로 김치를 만들어
그 아쉬움을 달랬던 음식이라고 하죠.
마늘의 아릿함이 살짝 느껴지는 절인 당근입니다.
이야기하다 보니 얘는 사진을 못찍었네요....
친구의 리드에 따라 주문을 하고 기다립니다.
첫 번째 메뉴가 곧 등장합니다.
'삼사'라고 불리는 고기파이(?)에 가까운 물건입니다.
살짝 갈라보면 안에는 고기속이 들어차있네요.
식전요리로 시동을 걸고 있으니 두 번째 요리가 도착합니다.
소고기에 가벼운 야채를 넣고 끓인 스프요리 '보르쉬'입니다.
처음 봤을 땐 특유의 분홍빛 때깔과 위에 떠 있는 크림 때문에
약간 겁을 먹게되는 특성이 있지만,
의외로 먹어보니 살짝 상큼한 신맛이 느껴지지만
담백한 소고기무국같은 느낌이어서 감칠맛이 있었습니다.
비주얼과 달리 친숙한 맛이어서 당황...
비오는 날이라 그런지 묘하게 속이 풀립니다.
다음 요리는 '튀김만두'입니다.
어째선지 메뉴판에도 '튀김만두'라고 되어 있네요.
하기야 이걸 튀김만두라고 안 부르면 뭐라고 부를까...
갓 튀겨나온듯 따끈따끈한데다 속의 건더기도 잘 차있습니다.
가운데의 하얀 사워크림에 찍어먹어도 좋고,
삼사가 나올 때 같이 나온 소스에 찍어도 좋습니다.
스프링 롤 같으면서 좀 더 충실한 만두 스타일의 메뉴.
다음으로 대망의 꼬치.
사실 이 곳에 온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꼬치였습니다 ㅋㅋㅋㅋ
보이십니까? 이 커다랗고 구움구움한 자태가?
간 꼬치 두 개, 양꼬치 두 개, 소꼬치 두 개를 시켰습니다.
일단 간꼬치부터 하나 빼어물어봅니다.
간꼬치는 적절하다...!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간 특유의 퍽퍽함이 덜하게 잘 구워져서,
촉촉하면서 기름기가 도는게 맛있습니다.
양꼬치와 소꼬치도 향신료 맛이 살짝살짝 자극하면서
적절하게 잘 구워져서 맛있습니다.
'꼬치구이의 맛'이라고 표현하기 좋을 정도로
적절하게 잘 구워진데다 살짝살짝 섞인 비계와 짭쪼름함...
아름다운 식사를 마쳐갈 때쯤,
친구가 후식을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요새 가로수길쪽에 러시아식 케이크가 잘 나가는데,
이 동네에서 먹는게 더 좋다는군요.
허니케이크라는걸 주문합니다.
즐겁게 기다립니다.
아, 달게 생겼다.
빵부분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케이크에 비해 단단하고,
층층이 생크림이 야무지게 차 있습니다.
위에 뿌려진 시럽도 충분히 달 것 같군요.
먹어보니 맛이 아름답습니다.
엄청 고급진 단맛! 이란 느낌은 아닌데
스트레스 풀기 좋은 단맛이라고 해야되나...
이 집이 가까이에 있으면
커피에 케이크 한 조각씩 하고 싶을 것 같은 맛입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 생각나는 단쓴단쓴 유발자...
결론적으로 향신료에 약한 편인데도 불구하고
대체로 입맛에 잘 맞는 좋은 집이었습니다.
특히 꼬치랑 케이크는 다시와서 먹고 싶을 정도네요.
먹은 가격은 다 해서 5만원 초중반 정도 나왔고,
대식가 남정네 둘이서 다 못 먹고 좀 남겼습니다.
(...꼬치 두어개만 뺐으면 딱 맞았을것을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7번출구 언저리에 있구요,
네이버 지도에도 쳐보면 안내가 되더라구요.
언젠가 시간나실 때 가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