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만들어준 인연(3)
그녀와 사귀게 된 계기는 '밥'이었다. 당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보태며 다녔고, 자취까지 하고 있었기에 형편이 여유롭지가 않았었다. 게다가 매주 수요일은 '전공의 날'(우리끼리 그렇게 불렀다.) 이라고 해서 2교시부터 8교시까지 모두 수업이 있는 최악의 날이었다. 교직 수업과 전공수업이 겹쳐 환상적인(?) 시간표를 만들어 냈고 나만 수업을 잘못 짰던지, 매번 점심도 먹지 못하고 수업에 가기 일수였다. 그런 내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어느날 부터인가 매주 수요일이면 후배가 매번 도시락을 싸와 함께 식사를 하곤 했었다. 교직 수업 직후 1시쯤이면 매번 그 건물로 찾아와 1층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다음 시간이 바로 전공이었기 때문에 식사 후 바로 수업에 들어갔지만, 남들이 보기엔 좀 이상한 관계일 수 있어 따로 수업에 들어갔었다.
이 관계는 한학기가 지나고 3학년 초, 전공과목이 두개나 더 늘어났을 때까지 계속 되었다. 겨울 방학을 기점으로 달라진 점이라면 나와 후배, 그리고 그녀까지 셋이서 식사를 함께 하게되었고 매주 수요일은 도시락을 싸 먹으며 점심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었다. 식사를 함께 하면서 자연스레 우린 가까워졌고 나는 그녀를 마음에게 마음을 품게 되었다. 그러기를 근 한달 반, 중간고사가 끝나고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축제 기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