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쯤에는: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말이야 왕년에는
삶이 쉽지 않습니다. 특별히 잘살려면 더 쉽지 않습니다. 누구나 열심히 살 때가 있습니다. 이주 열심히 그렇지만 매일 매일 열심히 사는 것은 참 쉽지 않습니다.
왕년에는 열심히 살았는데 이제는 왕년의 열심 팔기 장사를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편하게 쉽게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왕년의 열심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더 좋겠습니다.
이럴 때 문제가 벌어질 겁니다.
가끔 일이 잘 알풀릴 때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묻게 됩니다. '뭐가 잘못됐지 뭐를 잘못하고 있지...'
대부분의 경우 해이해진 자신을 보게 됩니다. 매일 매일이 모여서 오늘이 되는데 매일 매일 할 일을 하지 않고 왕년의 열심을 되새김질 하면 사는 것은 아닌지...
나쁜 습관을 고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3의 눈으로 자신을 관찰하는 것이다.
좋은 습관이 몸에 밸때까지
자신의 모습을 스물네 시간 지켜보는 것이다.
루마니아 영화 엘리자의 내일
젊은 시절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싸운 로메오는 이제는 의사가 돼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다. 민주화 운동의 동지였던 아내는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데 둘 사이는 조금 서먹한 상태다. 로메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외동딸 엘리자의 교육이다.
로메오는 엘리자를 영국 명문 대학으로 유학보내고자 한다. 엘리자는 루마니아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 눈치다.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앞둔 엘리자는 등교길에 괴한에게 납치돼 봉변을 당할 뻔한다. 다행히 가벼운 부상을 입고 풀려나지만, 평정심을 잃은 엘리자는 시험을 망칠 위기에 놓인다. 졸업성적이 좋지 못하면 영국 대학의 장학금도 놓친다. 로메오는 딸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부정한 방법에 눈돌린다.
<엘리자의 내일>을 보면서 드는 감정은 ‘기시감’이다. 한국으로 치면 로메오는 전형적인 ‘386 세대’다. 로메오는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고, 나라가 형식적인 민주주의의 길에 들어서자 안정적인 직업인이 됐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가 됐다고 해서 나라의 앞날이 마냥 밝은 것은 아니다. 로메오는 딸만이라도 잘 살게하겠다고 발버둥친다.
그 수단은 사교육과 해외유학이다. 로메오 뿐 아니라 주변 사람도 마찬가지다. 로메오의 내연녀는 아이를 영어 학교에 넣으려고 애쓴다. 로메오의 아내만이 이 모든 소동을 한 발 뒤에서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로메오는 그런 아내가 무기력하다고, “주저앉았다”고 생각한다.
엘리자는 아빠의 욕망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빠의 뜻대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영국 대학의 장학금을 확보했지만, 가족과 연인을 떠나 굳이 해외로 가야하는지 확신이 없다. 로메오는 딸을 설득한다. “때로 인생에선 결과가 더 중요하단다. 너에게 늘 정직하라고 가르쳤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지 않아. (…) 뭔가 좋아질 여지가 있다면 남아서 싸우라고 말하겠어. 하지만 여기 남는건 엄마 아빠로 충분해. 우리는 그동안 할만큼 했다.”
수십 년 전에는 로메오도 정의롭고 순수한 청년이었다. 그런 로메오들이 모여 독재자를 몰아내고 나라를 올바른 궤도로 진입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로메오는 지난한, 때론 뒷걸음치는 개혁의 과정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좌절한 로메오는 딸만이라도 젊은 시절의 자신이 일궈낸 조국을 떠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 부정한 방법까지 동원한다. 이것은 자신의 젊은 시절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일일테지만, 로메오는 “딸을 위한 일”이라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한다.
아마 로메오는 사회적으론 여전히 훌륭한 사람일 것이다. 직업적으로 유능하고, 주변 사람에게 친절하고, 민주화운동의 경력도 흠잡을데 없다. 하지만 그의 내면은 어딘가 곪았다. 한 번 타협하더니 두 번 타협하고, 또 다시 타협한다. 현실에 대한 불만은 가벼운 청탁으로, 결국은 범죄로 이어진다. 비탈길에 놓인 눈덩이처럼 그의 추락은 가파르다. 누군가 그의 뒤통수를 세게 칠 때까지, 자각 없는 타락은 계속된다.
'세상이 타락했으니 나도 타락하겠다’ ‘나도 깨끗하려고 노력해봤지만 어쩔 수 없다’. 타락한 민주화 세대의 심정은 그럴 것이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으면 된다. 그런 사람들에게 윤리적 잣대까지 들이대고 싶지는 않다. 삶은 한 번 뿐이고, 누구나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니까. 다만 과거의 영광으로 오늘의 행동을 합리화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상한 음식은 상한 음식이다. 어제 신선했다고 말해봐야 소용없다.
백승찬 기자 [email protected]
수많은 습관이 모여서 인품을 만든다.
인간은 서로 알기 전에는 각기
다른 섬과 섬이다
그 섬에 다리를
놓는 것이 바로 인사이다
휼륭한 인사는 품격 있는
인간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인사하는 습관, 옷 입는 습관,
책 읽는 습관, 돈 쓰는 습관,
상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는 습관
상대의 입장을 배려할 줄 아는 습관
아이들이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면 감싸고 도와주는 습관
사물의 이면을 관찰하는 습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습관이
모여서 인품을 만든다.
나쁜 습관을 고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3의 눈으로 자신을 관찰하는 것이다.
좋은 습관이 몸에 밸때까지
자신의 모습을 스물네 시간 지켜보는 것이다.
의식의 일부분을 떼어내서
관찰자 역활을 맡기면 된다
그렇게 반년쯤 지나서 자신의 모습을
예전과 비교해보라.
한층 더 성숙하고
멋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