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땅이랑 구름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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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땅은 구름을 좋아한다.

그가 보내는 비는
과거의 더러운 기억들을 닦아주었고

내리는 눈은
나 춥지말라고 덮어주는 두꺼운 이불인 양 따뜻했다.


때로는 부담스러워서 넘치기도 했고

어쩔 땐 말라비틀어질 만큼 갈망했다.

‘우리 사이는 너무 멀어서 다가갈 용기가 없어’
하며 풀에게 고민상담도 했다.

듣는지 마는지 흔들거리기만 했지만.




#02.
하지만 애석하게도 구름은 태양을 좋아했다.

사실 그 동안의 눈과 비는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애쓰던 땀과 집착이었다.

그녀의 태도가 너무 차가웠던 날, 지친 구름은 문득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자기가 감당 못할 무게들을 던져버린 것뿐인데

왜들 저리 좋아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03.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신나게 바라보고, 밟아보았다.


그래도 좋다고
그게 또 좋다고

가만히 있는 땅이란.


아주 오래전에, 비가 많이 올 때 썼던 이야기.

(이미지 출처 : www.freeqra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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