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의 '군기문화'로 보는 '태움' 문화의 해결

teemocat(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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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teemocat@teemocat 입니다.
오늘은 다소 무거운 주제로 얘기를 써 내려볼까 합니다.

서울 대형병원 간호사 숨진 채 발견... "태움이 원인"

몇일전 이 뉴스를 접하고서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원인은 정말 다양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분명합니다. 다른 직군이라 제가 왈가왈부 하기엔 대단히 조심스럽지만. 직장 내의 태움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과도한 갈굼이 그 원인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런 문화에 대해서는 명백히 얘기할 수 있습니다.
사라져야만 합니다.

간호사 못지 않게, 병원이나 의대도 군기가 빡센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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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하얀거탑')

저는 사실 드라마 하얀거탑을 보지 않았습니다. 재밌다고 하길래 다운만 받아놓고 안본지가 몇년인데, 그새 UHD로 리마스터가 되었다는군요. 어쨌든. 저 장면만 보더라도 뭔가 수직적인 느낌이 나지 않으시나요? 제가 저 장면을 보고 느낀점은 이렇습니다.

약간 극적인 연출이 있기는 한데 흠.. 아주 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아!

저는 아직 병원생활을 하지 않았습니다. 동기들에게 그저 듣기만 할 뿐이죠. 그래서 저는 제가 경험했던 의대시절의 군기에 대해서 간단히 회고를 해볼 까 합니다. 그리고 그런 군기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왜 바뀌게 되었는지에 대한 제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전혀 가감이 없으며, 좋은것은 좋았다고 얘기하고. 별로인 것은 별로였다고 얘기하겠습니다)


스크린샷 2018-02-20 오후 9.47.30.png

(이미지 출처 : 월먹의 "짭짭한 이야기")

우선 저의 대학생활은 대면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한 그대로 선배들과 술을 마시고,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정도였습니다. 개개인에 따라서는 이런 행사 자체가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나쁘진 않았습니다. 지금도 술을 좋아하고, 그때도 좋아하기 시작했으니까요. 술에 대한 강요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술은 취할 때 까지 먹는게 룰이긴 했지만, 취해보이면 선배를 한명 붙여서 집에 데려다 줬거든요.

주도라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조금 까다로운 문화였지만 내용 자체는 알아둬서 나쁠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나중에 어려운 자리에 갈 때 그때 배웠던 것이 도움이 된 적도 많았구요. 가끔 갈굼을 먹기는 했으나 이정도는 무난합니다. 의대라서 특수한 경우는 아니니까요.

엠티라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저는 입학을 하기 전에, 어떤 동아리에 가입을 했습니다. 친목동아리라고 불리는 유형의 동아리인데 많은 사람들을 알아둬서 나쁠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아리에서는 제가 신입생때 엠티라는걸 가야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때였고 그냥 시키는대로 할 뿐이였습니다.

뭐 이미 지난날이고 하니 무미건조하게 설명을 하겠습니다.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몇km 정도 되는 거리를 군대의 군장과 비슷한 가방을 메고 신입생들이 행진을 했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얼차려를 받았으며, 오리걸음 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텐트에서 잠을 청했고 (2월 말의 날씨였습니다) 다음날엔 그 가방을 다시 메고 산을 등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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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은 아니였습니다. 조금 더 경직되어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런 행사는 체력에 자신이 나름 있는 저에게도 힘든 행사였습니다. 제가 속한 동아리는 그나마 분위기가 유한 편이라 괜찮았지만 다른 동아리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좀더 힘들어 보였습니다. 뭐 거기서 어디가 다쳐서 왔다더라. 힘들어서 동아리를 나갔다더라 이런 얘기도 많이 들렸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엠티문화를 체험하고 바로 재수를 준비해서 서울대 의대에 진학한 친구도 있었구요.


저와 함께 동고동락을 함께 했던 친구들과는 한번씩 허심탄회하게 이런 얘기들을 하곤 합니다. 과장과 허풍을 섞기도 하구요. 확실한건 지금의 문화가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겁니다.

'요즘애들은 어떻더라~' 뭐 이런 꼰대스러운 얘기를 하려고 이런 글을 쓴 것이 아닙니다. 이런 문화가 어떻게 바뀌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간호사의 태움에 대한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가 조금은 나오지 않을까요?

저의 대학에서 이런 문화가 사라지게 된 것은 물론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시대적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겠지만. 그중에서도 저는 가장 큰 원인은 SNS 및 미디어의 발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전과는 다르게 부당한 사건들이 있으면 너무 쉽게 널리 퍼져나가게 됩니다. 불과 몇시간만에요. 'OO대학교 대나무숲' 같은 매체들은 이제 각 과마다 하나씩 있으며 SNS나 인터넷 기사들도 넘쳐납니다. 이런 트렌드의 변화 속에서 어떤 부당한 일들이 있으면 전보다 훨씬 크게 부각이 되며 여론형성이 쉽게 이루어 집니다. 이루어진 사회적 공감대와 해당 사건에 괴리가 있다면 수많은 네티즌들에게 '몰매'를 맞게 됩니다. 그리고 문제는 그때 해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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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제보 : Blow the Whistle)

망자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간호사 집단 내의 '태움' 이라는 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Whistle 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해당 사항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를 이뤄야 합니다. 그리고 없애나가야 합니다.

연일 올림픽으로 대중들의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그래도 위의 뉴스를 꼭 한번 다시 봐주시고 여론형성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랍니다.

아산병원의 간호사를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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