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다이빙 여행-9 Ando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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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다이빙 여행-9 Andoky

여행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요소가 무엇일까? 사람마다 조금씩은 다를 것이나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가는 장소나 무엇을 하느냐 보다 월등히 중요한 것은 틀림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간다면 거기가 비록 지옥일지라도 행복해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이 많고 개성 강한 남자 4명이 오랫동안 같이 다닌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중고등학교를 같이 나온 오래된 친구하고의 여행조차도 한 번으로 끝나 버린 데 비추어 아무 연고도 없이 오로지 스쿠버 다이빙을 통해 만났다는 단 하나의 이유 만으로 거의 반 반세기 이상을 같이 다닌다는 게 거의 기적에 가깝다. 이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스쿠버 다이빙이라는 특수한 스포츠에 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스쿠버 다이빙에서는 조그마한 실수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절대 혼자서 들어 가는 것은 금지 되어 있다. 항상 자신의 짝과 같이 행동하게 되어 있는데 그 짝을 우리는 버디(Buddy)라고 부른다. 대부분 한 번 정해진 버디는 어지간해서는 바꾸지 않는 게 관례이다. 왜냐하면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의 상태를 읽어내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위험을 공유했다는 공범의식이 잠재적으로 이 작은 집단에서 떨어져 나간다는 걸 일종의 배신행위로 간주하는 건 아닐까? 하여튼 그 오랜 철갑 같던 우리의 관계가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조짐이 보이고 있었다. 그 균열은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든 총무를 맡고 있는 K의 말투에서 시작되었다.

전에는 전혀 들을 수 없었던 “싫다”는 단어가 말 중에 많이 나왔다.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을 반영하는 유일한 도구이다. 부정적인 단어의 나열은 모든 걸 바꾸어 놓는다. 같은 상황에서도 좋은 게 안보이고 싫은 게 보인다는 건 열정이 없어진 징표이다. 그건 단순히 여행일 수도 있고 삶 자체일 수도 있다.

Andoky

5시 반 경 저녁식사 하러 호텔을 나왔다. 해는 이미 지평선 아래로 사라져 버렸지만 어둑어둑한 황혼이 검은 구름과 바다를 실루엣으로 구분시켜 주었다. 한 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많은 관광객들이 바다에서 하루가 가버리는 걸 아쉬워하며 해변을 거닐고 있었다.

전기구이 되고 있는 닭들이 전시되어 있는 Andoky라는 식당에 들어 갔다. 닭 구이를 전문으로 하며 햄버거 같은 패스트프드를 팔고 있었다. 바깥이 잘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을 골라 앉았는데 전기구이 장치 바로 앞이라 상당히 더웠다.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마음 먹었을 때는 이미 가게에 손님이 꽉 찼을 때였다.

닭 전기구이, 돼지구이, 닭튀김, 돼지갈비, 돼지수프를 시켜 포식했다. 캔 맥주를 4개 시켰는데 난 마시지 않고 가지고 온 고량주를 조금 마셨다. 식사할 때 맥주같이 도수 약한 술을 많이 마시는 건 위를 상당히 부담스럽게 한다. 차라리 독한 술을 조금 마시는 편이 배도 안 부르고 소화에도 유리하고 빨리 취했다 빨리 깨서 좋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느긋하게 대회를 나누는 것 만큼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도 별로 없을 것이다. 한마디 한마디가 배꼽을 잡게 만드는 유모러스한 A와 청산유수처럼 말 잘하는 K가 대회를 주도하고 젠틀한 J와 과묵한 나는 주로 듣는 편이다.




보라카이 다이빙 여행-9 Ando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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