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시 30분 카탈루냐광장 건너 편 coffee shop 앞에서 오늘 서울로 돌아 갈 26명의 멤버들이 모였다. 그 동안 정들었던 다른 항공사 비행기를 타고 온 13명과 팀장과 헤어져야 한다. 팀장은 버스에 올라와 간단한 작별인사를 했다.
아무리 짧은 만남이라 해도 이별은 항상 슬프다. “업무 중에 사진 찍으면 혼나요”라고 나의 요구를 부드럽게 비껴갔던, 연극배우처럼 말할 때 제스처가 크고 재미있는 G와도 이별이다.
16시에 공항에 도착했다. 1시간 30분 가량 공항 안에서 머물려야 한다. 1층에 큰 쇼핑 센터가 있는데 입구푯말을 보지 않고 무심코 지나쳐 2층으로 올라와 버려 다시 내려갈 수는 없었다. 2층에 있는 작은 면세점 두 곳을 몇 번 방문해 2011년산, 2013년산 포도주 두 병씩(52.5유로)과 올리브오일 3병(31유로)을 구입했다.
예전처럼 외국에 나오면 목숨 걸고 선물을 사왔던 세월은 이제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국산제품보다 더 우수한 걸 찾기도 어렵고 한국에서 구입하지 못하는 제품도 없기 때문이다.
시세이도 화장품코너로 가서 한 테니스 회원이 부탁한 선블락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와이프가 따라 다니며 왜 살려고 하는지를 꼬치꼬치 캐물었다. 테니스 여자회원과 차를 같이 타고 집으로 오는 걸 와이프가 보고 엄청 싸웠던 이후로 오해 받을 만한 일은 가급적 피하고 싶었는데… 사달라고 부탁하는 걸 안 된다고 거절하기도 어렵고, 다행히 그 모델은 거기에 없었다.
17시35분발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기내에서 주는 기내식 두 번 먹고, 영화보다 자다 하면서 12시간 걸려 다음날 오후 15시55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지중해의 밝은 태양과 28개의 식민지, 무적함대를 가졌던, 투우와 정열의 나라 스페인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을까? 가는 날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오는 전날까지 계속되어 스페인을 우중충한 나라로 인식하게 될까 두렵다. 과거의 영화는 성당 속에 가두어져 있고 활기 넘치는 역동성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그렇고 그런 나라로 전락해 버렸다.
나의 여행 목적인 사진도 빛이 없어 내세울 만한 게 없지만 내 모델이 되어 준 사람들과의 만남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