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간을 짬내서 스팀잇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편하게, 일상에서, 수시로
와는 거리가 멀다.
이전에도 잠시 언급한적이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부담을 갖고 스팀잇을 하고 있다.
그게 결코 나쁜 의미는 아니지만.
글을 신중하게 쓰는 편이라 때에 따라서는 몇시간, 또는 며칠이나 필요한 때도 있다. 한 번 글을 쓰려면 꽤 큰 마음을 먹어야하는 것도 그래서다.
어떤 사람들은 쉽게 일상도 올리고, 자주 소통하는 것을 즐거워하시지만, 나는 그게 잘 안 된다.
내가 쓰기에도, 남들이 읽기에도 좋은 기록들을 남기고 싶다.
무엇보다도 폴더링이나 카테고리분류가 되지 않는 스팀잇의 블로그 피드에 정보와 일상이 뒤섞이는게 영 불편하다, 내게는.
보팅도 웬만하면 글을 정독한 뒤에 마음이 동하는만큼 한다.
별로 많지 않은 보팅파워라 하더라도 내게는, 정직하게 평가하는 것은 성실하게 글을 써내려가는 작가들에 대한 예의이고, 양질의 컨텐츠를 선별하겠다는 나름의 사명감이자 스팀잇에 대한 의리다.
그래서 시간이 넉넉하지 않을 때에는
일단 새로운 글이나 소식을 전할 수가 없다. 나는 글 하나에 시간이 많이 드는데, 가벼운 이야기를 편하게 털어놓는데에는 소질이 없으니까.
그리고 아예 피드를 안 본다. 글을 읽을 수 없으니까.
내가 팔로잉을 많이 하지 못하는 것도 그래서 그렇다.
어떤 분들은 댓글로 맞팔을 기대하거나 요청하기도 했지만, 송구스럽게도 내가 맞팔을 하지 못한 것은, 아마도 그 분들의 주요 포스팅주제나 관심사가 나의 그것과는 달랐기 때문에, 내 피드에 노출이 되더라도 지나쳐질 것이었기 때문에.
나를 여전히 팔로우해주시고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는 감사하지만, 종종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에는 블로그를 찾아가 최근글을 읽고 보팅하기도 하지만, 팔로우는 어쩐지 조심스럽다. 인스타그램에서도 그랬다. 일면식이 있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내가 궁금한 사람이 아니면 팔로우하지 않았다. 매정하거나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쩌겠나. 나는 그게 안 되는데.
그나마 짬내서 할 수 있는 게 대댓글인데, 어떤 때에는 대댓글도 못 단다. 내 글을 시간 내어 읽어주고 또 생각을 나누어준 분들과 의미있는 소통을 하고 싶어서 그렇다. 형식적인 댓글에는 형식적으로, 진심이 담긴 댓글에는 진심으로 답변한다. 그게 내가 할 수 있은 소통이다.
생각보다 나는 꽤 까다로운 사람인가보다.
남들은 쉽게 포스팅을 하고, 쉽게 보팅하고, 쉽게 댓글도 달고, 쉽게 선팔맞팔도 하는데, 무엇 때문인지 나는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누구도 가라고 하지 않은.
양질의 컨텐츠를 자주 올리며 많은 보상을 받은 사람들을 보며 질투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우선은 그럴 에너지가 없고, 필요성도 잘 모르겠다.
나는 내가 가진만큼의 에너지를 내가 즐거운 일에 쓸거니까. 그렇지 않았다면 지쳤을 거다.
나름의 원칙으로 스팀잇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을 보상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같다.
내게는 횟수보다 글의 컨텐츠와 퀄리티가 중요하다.
나는 진심으로 반응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내가 궁금해할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을 팔로우하고,
성실하고 진정성있게 풀어낸 글에 감동을 받는다.
난데없이 자다가 모기 때문에 깬 뒤 두서없이 써내려가는 이 글도 한시간 가량을 붙잡고 지웠다 썼다한 결과라면, 글이 잘 읽히도록 써졌는지, 불필요한 말은 없는지, 따위의 퇴고를 하려고 몇번이나 다시 읽어보다가 ‘그냥 편하게 써내려간 생각이니까 너무 오바하지 말아야지’ 하고 두세번만 다시 보고 올리는 글이라면,
내가 스팀잇에 어떤 애정을 갖고 얼마나 성실하려하는지, 조금은 변명이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