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항상 끝맺음은 시작보다 중요하다.
일도 공부도, 창작이나 관계에 있어서도 그렇다.
희망과 기대를 갖고 의욕적으로 시작하지만,
이내 실망하고 포기하게 되어버리곤 하더라.
그래서 끝맺음에까지 에너지를 쏟을 줄 아는 게
진짜 성숙이라는 것도 알지 못했었다.
내가 원했던 일들에 대해서도 책임지는게 쉽지 않거늘,
내가 바란 적 없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오죽하랴.
때로는 내 의지와 무관하게 시작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사람에 의해서, 상황에 의해서, 시간에 의해서
어영부영하게 되는 것들, 혹은 운명처럼 다가오는 것들.
우연히 시작하게 된 것들이라고 해도
의지적으로 마무리해야만 할 때도 있다.
그것이 버겁고 아프고 미워도,
우리는 끝장을 봐야만 한다.
다시 시작하기 위해,
또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않기 위해,
언젠가 또 찾아올 끝맺음의 순간에서
비겁하게 도망치지 않기 위해.
끝까지 기대와 희망을 버리지는 말고,
다만 다시 찾아올 순간들에게 그들을 내어주고,
우리는 용기있게 이 곳에서
내가 한 때 사랑했던 것들의 끝을 보아야 한다.
2017년 10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