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당신 몰래 아이를 가졌어요
평생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짝을 찾아 날아다니다 죽는다는
전설의 나비 무덤 곁에서 잠이 들었던
날이었어요
산국이 지천으로 피어있었죠
아이는 나의 허파에서 바람의 양분을
마시며 2분마다 1mm씩 자라는
중국의 모소 대나무처럼 자라요
쌍둥이예요
산국을 닮은 아이와 나비를 닮은 아이죠
아직 이름은 짓지 않았어요
날마다
내 눈이 데려온 별들을 보고
내 귀가 길어다 주는 음악을 듣고 자라요
애아빠가 누구인지는 까마득히 몰라요
배가 불러올까요?
나는 차츰
나비의 심장으로 변하면서 꽃들의 생장점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그들의 번식지가 허파라니 놀랍지 않나요?
이제 나의 싱싱한 자궁도 가을부채와
같아요
이 아이들은 어쩜 잘못 태어나는
코끼리처럼 내 옆구리나 입을 통과할지도 몰라요
어쩐지
내 입냄새가 향기롭지 않던가요
어쩐지
내 체온은 30도에서도 들뜨지 않던가요
나는
날마다 화사해져요
이 아이들은 봄띠라서요
땡땡이 쉬폰 원피스처럼 나풀거리는
봄띠요
해산날에 미역국이나 끓여줘요
※......여름날 제 작업실의 꽃이었는데요
미안했어요 산책길에 너무 이뻐서
욕심에 데려다 놓긴 했는데
꺾으면서도 꽂아 놓으면서도 수십번은
미안하다고 사과했어요 꽃에게요
&......꽃 한송이 피우는 일도 사실 자세히 살펴보면 생살을 찢는 고통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지요.....드디어 여러분들이 기다리시던 금요일입니다 수고하셨어요
오늘 함께 듣고 싶은 노래는 사비나앤브론즈의 So When It Goes
아주 아주 좋은 노래입니다
반하실거예요.....세상의 그 어떤 일도 다 지나갑니다 그것이 신께서 우리에게 주신 위로이며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애초에 고통을 안 주면 된다고 말씀하진 마세요 고통은 신께서 주신 게 아니니까요 다 우리 언행의 결과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