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연대기의 간극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발자국을 따라가면
분홍고양이 너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고개를 치켜 올리고 도도하게
높은 빌딩 사이를 곡예하듯 맘대로
돌아 다니는 너를 다시 만나고 싶어
언젠가 꿈 속에서 파랑 물고기 비늘로
뒤덮힌 너를 본 적이 있지
바다의 숨소리가 조곤조곤 들리면서
겨드랑이 사이에서 지느러미가 돋고
금새 주위는 섬이 되었어
욕조 위 봉긋하게 솟은 무릎처럼 조심스레
섬을 핥고 있는 까칠한 혀의 느낌,
그런데 물고기에게도 혀가 있었던가?
고래도 아닌데 말야
고양이를 닮은 물고기인 지
물고기를 닮은 고양이인 지
아직도 분간이 되지 않는 묘한 너를
이제 어디 가면 만날 수 있을까.
모퉁이 돌아 작은 꽃집에서
나비가 불어주는 휘파람 소리를 따라
가 볼까? 아직은 별의 꼬랑지에서
뚝뚝 떨어지는 겨울의 뾰족한 모서리가
차거운데. 발자국도 남기지 않는
분홍고양이 네 흔적을 어디에서
뒤져야할까
언젠가 고요한 눈빛으로 말했지
몽골의 초원 어디쯤에서 별을 보고 싶다고. 별들이 몸을 흔들때마다 쏟아지는
비늘들이 바다에 몰래 숨어 들어가
파란 물고기가 된다면서. 그 물고기와
입맞춤을 하고 싶댔지.
그렇게 파란 물고기들과 놀다 보면
언젠가는 별이 가득한 곳에 데려다 줄 지도 모른다면서 말야.
오늘도 먼 연대기를 빠져나온 바람이
불었어 그 간극에 너는 없었지
아마도 어쩌면 너는 나 몰래 별들과 섞여서 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어여쁜 분홍고양이 네 발자국을
지워버리는 저 바람이 미운
뭉클한 저녁이 가깝네
옥상에 올라가볼까 해
아직 네 꼬랑지가 조금은 남아 있을지도
모르잖아.
안녕
나의 어여쁜 분홍고양이였던
파랑 물고기야!!!
&.....주말 잘 쉬셨지요?
오늘 이웃님들과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은
포레의 파반느입니다
※......가브리엘 포레의 파반느.
원래 파반느라는 장르는
16세기 이탈리아와 스페인 궁정에서
유행한 3박자의 느린 궁정무곡이다.
이탈리아의 파도바에서 시작됐다는
말도 있고, 공작을 뜻하는 스페인어
'파본'(pavón)에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다.
꼬리를 활짝 편 공작처럼 화려하고 기품 있다.
포레는 1887년 피아노를 위해 이 곡을
작곡한 뒤 "우아하지만, 다른 특별한 의미는 없는 곡"이라고 스스로 설명했다.
포레의 파반느는
향수를 뿌린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그러나
가끔 그 아름다운 서정성에
기품있는 우울을 감지하기도 한다
왜 갑자기 포레의 파반느가 생각났을까
난
지금
어쩌면
기품있는 우울에 잠식되어 가는 중인가
보다
자꾸만 감정통제선이 말썽을 부린다.
그림을 업으로 하시는 지인께서
여수에 사셔요 그곳은 雪 보기 힘들다고
하셔서 깜짝 선물로 택배로 보내 드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