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죙일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다시 읽었다
다시 읽어도
상당히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무겁지만 아름답다
사람은 이렇게 나무가 되는 거구나
그러면 나무는 사람이 되고자 어떤 짓을 할까
그 짓도 저토록 무거운 찬란함을 지닐 수 있을까
그 짓이라 말하는 건 살아있는 동안에는 사실
실현될 수 없는 헛일임을 말하고 싶은 까닭이다
언제나 사람들은 입에 발린 말들을 한다
외모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꿔야한다고
내면의 아름다움이란 어쩜 나무가
되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보통의 사람은
결코 내면이 아름다울 수 없다라는
생각을 했다
보통의 사람에게서는
식물냄새가 나지 않는 까닭이다
인간이거나 사람일 때 가식의 모든 껍질을
벗겨내고 뼛속까지 투명하게 반사되는 것
그것만이 가능할 것,
그래서 살아서는 안 되는 것
말들을 안에 집어 넣고 물이 오를 때
애매해지다가 모호해지는 걸 반복하면서
의식의 건너편으로 이동한 사람만이
가능해진다
인간을 완전히 훑어낸 자리에 비로소 가능하게 뿌리가 내려지는 것이다
입보다 꽃, 혀보다 잎사귀, 목울대보다
줄기 그래서 하나의 나무가 된다
어느 누가 제정신으로
인간 너머로 건널 수 있는가
어쩜
그 건너편의 다리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대한의 공포에서
시작해 극치의 평안으로 이르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때 비로소 사람의 껍데기는 무의미 또는
무가치해 진다
영혜,
그녀는 살기 위해서 인간 너머를 택하기로
했을지 모른다
인간의 욕망 중엔 살기가 있기에
그녀는 아무짓도 할 수 없는 젖꼭지를 믿고
좋아했는 지도 모른다
그나마도 자꾸 뾰족해지는 것만 같은
젖꼭지. 가장 여리고 무기력한 것 같은 것조차 무기가 되어지는 인간의 유형과 무형의 것들
불가에서는 수행을 통해 열반에 든다고
한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처럼 거룩해야 한다고 한다
둘 다 좋은 말로 포장하고 있지만
결국은 자기파괴 즉 인간파괴를 통해서
통달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 일 수도 있다
인간의 습성을 가지고서는 결코 가 닿을 수 없는 세계인 까닭이다
읽으면서 영혜 그녀의 언니인
지혜가 가장 아팠다
사실 영혜에 대한 모든 것들이 충격이지만
지혜에게서는 쓴 생 익모초즙맛이 났다
그래서 삶이란 어쩜 죽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라고
의식을 건너 나무로 변형되는 것보다
인간으로 살아내는 게 구천배는 더 힘든 것이라고
영혜 그녀는 탈출구를 찾았고 그 탈출구를 향해 다 던질수라도 있었지만 그럴수도
없었던 그녀의 언니 지혜에게 나는 촛점을 맞추고 싶다
그래야만
그나마 인간을 위로할 수 있을테니까
채식주의자 - 그녀 영혜의 남편
몽고반점 - 그녀 영혜의 형부
나무 불꽃 - 그녀 영혜의 언니
3개의 단편으로 한권의 책이 되었다
2010년 2월 임우성감독에 의해 영화가
만들어 졌었다 그닥 큰 호응을 얻어내지 못 했지만 재작년 이 책을 읽고나서 영화를 봤을 때 영화가 너무 모자라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나 영상을 보면서 책의 줄거리를
떠올리니 몰입도가 훨씬 진지해지고 깊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채식주의자 책표지는
오스트리아의 표현주의 화가
에곤 쉴레의 '네 그루의 나무들'이다
영혜가 병원에서 몰래 나가
나무가 되기 위해 숲에 들어가 나무를
꼭 끌어안고 있던 장면이 생각난다
영혜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라
육식거부자였다
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 영혜는
단지 꽃이나 나무가 되고 싶었던게 아니라
•입이 •없는 •것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였을까?
** 그녀의 채식주의자는
소리나지 않는 괴력의 다이너마이트다
그리고 빛나는 우울이다
#......오늘 이웃님들과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은 '조르주 무스타키의 나의 고독'
입니다
■조르주 무스타키 - Ma Solitude■여기를 클릭하면 음악이 나옵니다
&......이집트에서 태어나 프랑스 샹송가수가 되었다 본명은 조제프 무스타키로,
한 때 에디뜨 피아프의 연인이기도 했었다
※......그는 고독을 여자친구 삼았단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후의 동반자이며
그래서 혼자가 아니란다
이
얼마나 사무친 외로움인가
고독 그 자체가 돼 버린 것이다
조르주 자신의 독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