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잘 보지 않지만 자영업하는 분들의 고충과 재미를 담고 있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즐겨돕니다. 이 프로그램은 장사가 잘 안되거나 상권이 죽은 골목 식당들을 찾아서 백종원의 맛과 식당 운영 노하우를 담뿍 퍼주고 있습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사장님들의 흔한 실수나 착각을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한 국수집 사장님에서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백종원이 국수 육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자 사장님은 그 의견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식당 음식 다 맛있다고 해요. 먹어본 국수 중에 최고라고 하는데요"
라는 식당 주인의 말에 백종원 대표는 그건 단골이거나 친한 사람이나 하는 소리지 맛이 없거나 뭔가 불만이 있는 손님은 면전에 "이 집 음식 맛이 왜 이래요?"라고 하지 않고 그냥 안 온다고 합니다.
맞는 말이죠. 저 같아도 처음 가는 식당에서 음식 맛이 없으면 앞에 앉은 사람에게 식당 사장님이나 종업원에게 들리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맛 없다고 하고 다시는 안 갑니다. 이러다 보니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매일 찾아갈 수 밖에 없는 구내 식당이라면 모르겠지만 일반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불만의 목소리를 면전에 내지 않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기의 총알에 맞았지만 귀환한 미군 전투기를 조사해보니 몸통, 양 날개, 앞의 코 부분에 집중적으로 총알를 맞았습니다. 이에 미군은 집중적으로 총알을 맞은 몸통, 날개, 코 부분의 장갑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이에 반기를 든 사람이 있습니다. 통계학자 아브라함 발트는 오히려 총알을 맞지 않은 연료탱크와 엔진 그리고 꼬리 날개에 더 두꺼운 장갑을 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연료탱크나 엔진 꼬리날개를 집중적으로 맞은 전투기는 귀환하지 못하고 추락했기 때문이죠.
즉 생존 전투기만 통계에 넣고 분석을 하면 제대로 된 분석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치명타를 맞아서 돌아오지 못한 전투기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발트의 제안을 받아들인 미군은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그리고 베트남 전쟁에서 엔진과 꼬리날개 연료탱크에 장갑을 강화한 전투기를 내보냈고 피격율은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이런 오류를 '생존편향'이라고 합니다. 눈에 보이고 들리는 정보를 100으로 놓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습니다. 정작 다시 돌아오지 않을 불만이 있지만 말을 하지 않는 손님의 목소리가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전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돈 스파이크'와 '차오루'가 운영하는 '돈차식당'의 고객의 목소리를 담는 의견함이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작은 식당에서 그런 고객의 의견을 담는 소리함을 달까요?
꼭 그렇게 달 필요는 없습니다. 요즘은 배달앱과 수 많은 블로거들의 리뷰로 식당에 대한 평가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이런 리뷰 중에는 악의적인 리뷰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그냥 걸러서 들으면 됩니다. 참고용으로 사용하면 됩니다. 고객이 쓴 소리를 했다고 멱살 잡고 싸우는 것이 더 못난 행동이죠.
고객의 불만은 공짜 피드백입니다. 그럼 그 불만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 손님의 입장이 되어서 내 식당을 보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식당을 오래 운영하다 보면 '내가 항상 옳다'라고 생각하는 식당 사장님들이 많습니다. 항상 대중의 평균적인 시선과 의견을 귀담아 들으면서 내 생각을 수정해 가야 오래 사랑 받는 식당이 될 겁니다.
오늘도 수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쌍따봉을 날리거나 테이블 밑으로 불만을 토로할 겁니다. 그 불만을 오롯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식당 사장님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손님의 불만 하나에 바로 수정하는 것은 줏대 없는 행동입니다. 동일한 불만이 3개 이상 쌓일 때 그때는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전국 식당 카페 사장님들 고생 참 많이 합니다. 그 고생이 헛되지 않게 고객들의 불만을 듣는 귀도 활짝 열어 놓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