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한국무용을 공부하고, 그 쪽으로 고등학교와 대학을 가려고 준비중입니다. 모든 예술분야가 그러하듯, 한국무용도 1년이면 수많은 대회가 열립니다. 오늘도 저희 가족은 새벽 4:30에 일어나서 서울로 무용대회를 하러 갔습니다.
(본 포스터는 내용과 무관합니다^^)
대회는 9시부터이지만, 이미 새벽 6시부터 대회장 복도에는 많은 분들께서 자리를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저희도 간신히 한 자리 맡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한국무용 뿐만 아니라 현대무용 및 발레까지 거의 모든 장르를 경연하는 대회이고, 오전에는 한국무용, 오후에는 발레가 열릴 예정이었답니다.
아무래도 대기시간이 길어지다보니 (보통 3-4시간은 기본) 아이들이 쉬기도하면서 대회준비도 하고, 새벽부터 나오다 보니 오전에는 간단한 요기도 그저 사람들 북적이는 복도 한 구석에서 다 해결해야 합니다. 뭐 그저 그러려니 합니다. 저도 처음에 애를 데리고 무용대회에 나갔을 때는 정말 낯설었는 데, 이제는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바닥에 누워 한 숨 자기도 합니다. (그래야 오후에 안전운전을 할 수 있거든요^^;)
다들 비슷한 형편이다보니,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는 것이 대회 참가한 부모들의 보편적인 생각과 행동들입니다. 아이들도 그 과정에서 어른들의 의사소통을 배우고 느끼겠지요. 그런데 오늘은 유독 좀 심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한정된 공간이다보니 남들보다 일찍 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일부 같은 학원의 일행을 위해 옆에 한 두자리 정도는 맡아주는 것은 그냥 불문율로 서로 양해하게 됩니다. 그러나 오늘은 한 학원에서 거의 대회장의 한쪽면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자리를 맡아놓았더군요. 더군다나 그 학원은 오후에 대회가 있는 발레 학원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오전에 한국무용을 준비해야 하는 일부 참가자들은 대기장소를 마련하지 못해 이리저리 옮기는 상황이 되었지요. 결국 몇 몇 분의 아쉬운 항의에 주최측에서 그 자리위에 일단 오전 참가자들을 위한 자리를 반강제로 마련해 주었습니다. 물론 당연히 그 자리 주인(?)들과 의견 충돌이 있었지요...
그 모습을 전부 생생히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저는 참 마음이 착찹했습니다. 물론 그 부모들 마음은 이해하지만, 자기네들 아이들만 좀 편하면 다른 아이들은 불편하거나 말거나 관심이 없다는 것인지... 물론 남들보다 일찍와서 자리를 맡은 건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독점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상도에 어긋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독점했다해도 주최측에서 양해를 구하면 타협이라는 것을 해야 할텐데... 마지막까지 고자세로 일관하다가 결국 일부 수용하더군요...
부모란 맹목적인 자식 사랑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식이 올바른 생각과 행동을 하도록 이끌고 모범을 보여야 하는 사람이라고 감히 주장해 봅니다. 그렇게 자신만을 생각하는 부모에게서 과연 그 자녀들은 무엇을 배울 것이며, 그 마음에서 과연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예술을 할 수 있을지... 물론 저도 지난 시간을 생각해 보면 부끄러운 일들이 많았지만, 오늘 일은 정말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일이 아닌가... 깊이 반성해 봅니다.
무난히 대회는 끝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딸은 차 안에서 곯아떨어졌고, 마나님께서는 수상자들 분석하기에 바쁘시더군요~ 비록 우수한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정직하게 무대를 끝마치고 내려온 딸에게 다시한번 용기와 격려를 해 주고자 합니다. 비록 1등 무용은 아니지만, 마음만은, 예술의 정신만큼은 1등을 지향하길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