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이 아니라 귀촌이다.
어릴적 시골에 태어나 농사가 익숙치 않은 것은 아니지만,농사의 고됨과 잔인한 가난을 나는 누구 보다 잘안다.
그래서 귀농이 내게는 쉽지 않은 숙제이다.시간을 갖고 지켜보고 고민해야 할 일이다.
몸이 많이 좋아 졌다. 자판을 누를때 손가락 저림도 많이 줄었다.왼손에 힘도 조금 생겼다.
손 끝마디에서부터 작은 희망이 돋는다.
이번 일로 잃어야 할 것들이 많다.이 모든 것 들을 잘알고 있으면서 내린 결정이다.새로 배워 볼 만한 일도 생겼다.
새벽에 눈을 떠 아이들과 아내가 잠들어 있는 모습을 한동안 지켜봤다.
무엇보다 웃음과 건강을 다시 챙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 으스름 속에서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 학원 담벼락을 기웃거리던 어린 나를 목도했다.
나와 똑 같은 아내의 어린시절 그림자도 곤히 잠들어 있다.
며칠이 있으면 시골로 이사하게 된다. 적어도 이번 한계절은 쉬고 싶다.
모자란 책도 읽고,산책도 하고 싶고, 잊었던 사색도 즐기고 싶다.
어쩜 잊었던 나를 다시 찾는 일도 가족 모두에게 좋은 일 일수 있겠단 생각도 했다.
처절하고 치열했던 과거의 나를 깊이 용서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