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 동안 아팠다. 지금도 자판을 누르기가 힘들다.
바랬던 여행도 할 수 없고 매일 매순간 이어지는 고통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비단 육체적 고통뿐 아니다 마음에 그리고 정신에 각인된 상처가 더 크다
왜 내게 이런일이 생겼을까? 후회와 회한 분노와 슬픔이 매일밤 나를 괴롭힌다.
삶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나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가게도 정리 되지 않았고 일터와 사업도 그대로 둔채 무작정 짐을싸고
성치않은 몸으로 여행을 했다. 그리고 시골에 살기로 의논했다.
지나온 시간,지나온 기억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식솔을 데리고 다시 시작해야할 새로운 삶에 대한 두려움을 삼켜 버렸다.
손가락이 움직여서 서툴지만 자판을 누를 수 있는것에 순간 다행이라 생각했다.
잘 준비하고 싶다.그리고 누구에게든 무엇에든 위로 받고 싶다.
어릴적 바람과 별과 비와 볕과 푸른 잎과 바삭거리는 낙엽의 소리를 만나고 싶다.
한동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그저 그렇게 자연을 관조하고 싶다.
나락에 떨어진 나의 자존감을 쓰다듬어 주고 싶다.
수십봉의 약을 먹고 치료를 받으며 매일 아침 매일밤 만나는 아이들의 인사와 웃음
그리고 아내의 측은한 그림자를 생각 했다. 나보다 더큰 상처를 받았을 다커버린 아이의 슬픔을 생각 했다.
통증은 1년 아니 2년이 이어 질 수 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회복이 될 수 도 없을 수도 있다는 불확실한 짐작을 들으며 매일 꾸준히 치료를 하고 있다.
다행이 오늘은 많이 좋아졌음을 느낀다.
시골에 가면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밥을 매일 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로 오랬동안 잊고 있었던 글을 아주 가볍게 써보고 싶단 생각도 했다.
굳어버린 머리와 손이 따라줄지 의문이지만 가벼운 귀농일기 부터 써보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
똑똑하고 영민한, 다행이 밝은 웃음과 표정을 잃지 않은 아이들이 그저 감사하고 고맙다는 생각이다.
지금처럼 건강하기만을 바랬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