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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몸과 정신이 성하실 적에 아빠랑 참 많이도 다투셨더랬다. 학창시절, 두분 티격태격하는 소리는 나의 알람시계였다. 매일 그 소리에 일어나 등교를 했으니까. 하지만 심장 떨리는 전쟁을 치루시고도, 저녁식사 시간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화기애애했다. 사실 그 당시에도 좀 혼란스러웠지만, 아무튼 두 분의 싸움은 뒤끝이 없었다. 매일 반복되어서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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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이나 논쟁을 참 오랜 시간 무서워하고 피해왔다. 서로 다른 의견은 싸움을 조장한다는 불안함이 앞섰고,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건 무례한 것으로 알았다. 건강한 토론을 보고 배웠더라면, 문제를 모른척 하거나 참고 있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결해 나가며 나의 가치관에 뼈와 살을 붙일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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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를 만들러 간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나보다. 과거에 한창 1일 1포스팅을 하다가 웬일로 하루 쉬겠다고 미리 휴가까지 고했던 날에도 폭풍이 한 차례 지나가서, 다음날 딴소리 하며 나 혼자 기분 좋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상황파악이 완전히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 것도 없이 피로감이 몰려온다. 그 와중에 드는 생각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면 떳떳하게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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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nga 님의 타인의 사유 - 마음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신분들을 소개합니다. 라는 글을, 역시나 뒷북으로 읽었다. 스파를 임대받아서가 아니라 경아님 스스로 마음이 동하여, 기쁘고 진실된 마음으로 누군가를 소개하는 글이었다. 물론 내가 모르는 중에 이런 글을 쓰신 다른 분들도 계실 줄로 안다. 아무튼, 의미있는 큐레이팅은 스파가 많은 사람들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던 중에 기분 좋은 딱밤을 맞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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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밤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충격을 받은 것은 어제 한국의 미세먼지였다. (오늘은 집 밖을 나가지 않아서 어떤지 알 수 없다.) 내가 과연 한국에서 살 수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역시나 뒷북으로, 너무 억울하고 분했다. 송도 전체가 안개나 화산재에 뒤덮인 유령도시같았고 밤에는 한치 앞이 보이지 않고 음산한 것이, 운전하다가 사람이라도 치면 어쩌나 싶었다. 하늘 잃은 것에 얼마나 탄식을 했는지 아빠가 시끄럽다고 화를 내셨다. 바꿀 수 없으면 익숙해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 뒤로 내내 입을 꾹 다물었더니 다음날인 오늘, 코스트코에서 마스크를 한박스 사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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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 만드느라 온몸이 쑤시는 데다가 밖에는 미세먼지가 도사리고 있어 친구와의 약속도 취소했다. ‘넌 나보다 안피곤하니까 내가 만나자고 하면 나와’ 라는 그녀의 일방적인 약속이었는데 이건 나중에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이유> 라는 제목으로 좀 더 자세히 포스팅하려고 한다. 하지만 난 결국 친구를 만났다. 그녀가 ‘너 나랑 친해, 걔랑 더 친해’ 하며 질투하던 다른 친구를. 참고로 나는 남자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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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어제도 교회에서 푹 자고 미세먼지를 감상하며 집에 돌아와 노트북을 켰는데, 나에게 친자매와 다름없는 친구에게 ‘너 어디야, 전화기가 꺼져있네’ 라는 카톡이 와 있었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 내가 집이라고 하니 바로 카톡 전화가 왔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어디냐고 내가 바로 가겠다고 소리쳤다. 그녀는 내가 전화를 받지 않아 무작정 송도로 오고 있었다. 임신한 몸으로 엉엉 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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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얘기 쓰지도 않았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내가 사랑하는 친구는 누군가가 잘못 키운 자식 때문에 몇 년째 고통받고 있었다. 내가 전화를 받지 않아 그녀가 다른 언니에게도 SOS 를 쳐서 우리 셋은 희뿌연 도시 한가운데에서 만났다. 나를 제외한 둘은 유부녀였고, 둘 다 악몽에서 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누가봐도 이쁘고 아까운 그녀들인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목이 막히고 눈이 따갑고 가슴이 답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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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미래의 동반자에 대해 생각해본다. 시련의 경험이 있어본 사람이라면 좋겠다.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겠고 (최소한 술, 여자, 도박으로부터) 폭력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온실속의 화초처럼 자랐거나, 세상 무서운 것이 없거나, 하고 싶은 것을 다하며 산 사람이라면 기피대상 1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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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드디어 방을 깨끗하게 치웠다! 친구가 내 방에서 자고 가야했기 때문이다. 한밤 중에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했다. 그녀는 창고같은 방에 앉아서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녀가 같이 치우자는 것을 절교 당할까봐 극구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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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걷기는 힘드니 순례길 이야기를 쓰지 않았는데, 사실 최근 스팀잇에 순례길 이야기를 쓰시는 분들이 갑자기 많아져서 주저하게 되는 것도 있다. 대부분 나보다 스팀잇을 늦게 시작하신 분들이라, 컨텐츠도 겹치는데 보상액이 다르면 기운이 빠지실 수도 있을것 같고. 나는 나의 길을 가리라, 하고 쓰면 되지 싶다가도 여기저기 비슷하게 반복되는 이야기에 읽는 분들 역시 피곤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이야기가 단지 ‘그 중 하나’ 이길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쓰기로 약속했는데. 딜레마에 빠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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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보니 나 혼자만의 착각일 것 같다. 다른 작가분들이나 독자분들은 사실 즐겁게 쓰고 읽고 계실 지 모르는 일이다. 내가 뭐라고. 쓸 데 없이 마음을 쓰는 것은 나의 좁은 마음을 반영한 것이며, 타인의 마음을 어림짐작하는 것은 교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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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오늘 올린 사진은 글과 전혀 상관이 없다. 이것과 저것과 그것이 주는 갑갑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음 편안해지는 사진 몇 가지를 무작위로 올렸다. 이미 보신 것도 있으리라. 맞춰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