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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성큼 다가온 것은 성큼성큼 잘도 떠난다. 성큼성큼 다가와도 조심조심 맞이하고 성큼성큼 떠날 때도 조심조심 보낸다.
왜 떠나는 걸까? 곁을 향해 조심조심 물었다.
성큼성큼 가야하니까.
그럼 나는? 성큼성큼 떠난 곳을 바라보며 조심조심 물었다.
성큼성큼 따라가든지
이렇게 조심조심한데 어떻게 성큼성큼 가.
나한테 잘하든지. 곁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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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곁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내가 끝내주게 멋지고 잘나고 좋은 사람이라 그런 것일까. 실은 그들이 내 곁에 있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아무 노력 없이도 찰떡궁합같아야 진실한 인연이란 건 대단한 착각인지 모른다. 부모자식 간에도 노력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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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떠나는 사람, 초라하게 하는 사람에 정신이 팔려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잊어서도, 누구보다 나를 잊어서는 안된다. 내가 희미해져 가면서까지 마음을 주어야 할 의무도, 얻어야 할 필요도 없다. 익숙한만큼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람들이 실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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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음의 여유가 급격히 사라지면서 가족을 포함한 내 주변 사람에게, 전에 없던 서운함을 느끼고 있다. ‘이런 것쯤 정말 괜찮았는데’ 하며 부쩍 못나고 약해빠진 내 자신을 걱정하다가,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그때도 괜찮지 않았지만 몰랐던 거다. 참을 수 있었으니까. 내 능력과 인격을 과대평가하는 동안 내 그릇에 가득 찬 물이 넘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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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면 마음이 괴로웠던 친구를,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만났다. 아홉을 가지고도 하나가 모자라서 불행한 친구였다. 그녀의 반복되는 불만과 하소연을 몇 년째 듣고 위로하는 데 진심을 다해 감정을 소모했음에도 변하는 게 없었다. 그동안의 내 심정을 전했다. 더는 할 수 없다고. 괜찮은 줄 알았는데 이제 안괜찮다고. 내 첫 하소연이었다.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다. 그녀도 진심이었다. 내가 심상치 않음도 눈치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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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최근 다른 누군가의 변화를 느낀다. 나의 평소 모습을 아는, 가깝거나 오랜 지인은 아니다. 오히려 내게는 퍽 낯선 방식의 만남에 눈치만 보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서로 노력한 바가 있었으리라. 모두 수고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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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혹은 별일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작은 사건의 파편들이 모여 그녀는 더이상 감당하지 못하게 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어떤 한두가지의 큰 사건이 아닌, 한방울씩 떨어지는 물이 그릇에 가득 차서 한방울만 더 떨어진다면 그냥 넘쳐버릴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thinky 님이
@kimthewriter 님께 달아주신 댓글의 일부이다.
이 글을 읽고 아래와 같이 대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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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보던 웹툰 중에 <유미의 세포들>이란 것이 있는데, 사람들이 계속 유미의 박에 오재미를 던져요. 운동회에서 박 터뜨리기 하는 것처럼요. 엄청난 무게의 오재미도, 큰 오재미도 있는데 계속 그걸 맞고 있다가 엉뚱한, 별것도 아닌 작은 오재미에서 하필 박이 터져버리는 거예요. 그리고 유미는 폭발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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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괜찮아 하고 살던 제가 요즘 안괜찮더라고요. 제 그릇이 이보다 훨씬 큰 줄 알았어요. 그런 척 해왔어요. 한방울, 한방울 떨어진 물이 어느덧 넘실대더니 결국에는 흘러 넘치고 말았습니다. 당장 그릇을 늘리지는 못하겠고, 물 찬 것을 비워내는 중이예요. 안괜찮아, 안괜찮아 하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