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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안써진다. 머리가 아프고 몸이 찌뿌둥하다. 오늘도 교회 예배시간에 쿨쿨잤다. 자려고 가는 것 같다. 오늘은 아예 부모님과 떨어져 2층 구석에 자리를 잡은 순간부터 눈을 감았다. 부모님께서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다니신 교회라 우리가족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나는 이런 존재다. 2층안내를 맡으신 권사님께서 왜 2층으로 와? 하시는데 자려구요.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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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예배가 끝나면 가족끼리 외식을 한다. 그런데 오늘은 내가 영 기운이 없어 집으로 가서, 코스코에서 사온 초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속도 안좋으면서 성게알 초밥이 들어 있다고(4개) 껑충껑충 뛰었더니 난 도대체 성게가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하면서 아빠가 한점 집어가셨다. 응? 모르시는데 왜... 나는 얼른 다른 한 점을 사수했고, 이봐..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니까? 하시는 아빠 말씀에 살짝 안심했다. 그래, 3개가 어디야. 물론 고급성게의 녹진하고 부드러운 맛은 아니지만, 이게 얼마만의 성게인가. 그 쌉쌀한 맛에도 나는 감동을 해서 이건 좀 쓰지만 성게가 얼마나 맛있는데요! 라고 외치고 말았다. 아.. 그 말 하지 말걸. 그래? 다시 한번 먹어볼까?, 나도 먹어봐도 되니? 아... 왜 엄마까지. 두 분 모두 드시고 나서, 그저 그렇다고 왜 먹는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저도 두 분이 왜 드셨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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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일요일엔 단골 중국집 진흥각에 갔더랬다. 내가 엄마를 모시고 한발한발 느릿느릿 입구에 들어 가는데 웬 아저씨들이 엄마를 밀치고 들어가서 (엄마가 넘어지는 줄 알고 놀라서 나 혼자 짧은 탭탠스를 췄다.) 하나 남은 테이블에 착석을 했다. 진흥각이 원래 인기가 많아서 평소 줄을 서야 하는데 그걸 아시고 그런 것이다. 아, 1층엔 지금 테이블이... , 우리에게 자리를 안내하려던 직원이 난감해 하고 그 아저씨의 다른 일행도 머뭇거리며 앉지 못하고 있었다. 저희 엄마가 몸이 불편해 빨리 걷지 못하시는 틈을 타서 새치기를 하시다니 너무하세요. 그 아저씨를 쳐다보며 직원에게 얘기했다. 그 모습을 본 아저씨가 자리에서 신경질적으로 일어나서 내 앞에 오더니 아,--- 여기 앉아. 앉으라고. 윽박지른다. 그들은 바로 3층으로 안내받았다. 계단이 경사져서 우리는 올라갈 수 없다. 엄마를 밀친 건 화가 났지만 나를 향해 뭐라 한 것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마음에 두고 아무 말도 못했다면 지금까지 분해하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 아저씨도 나 때문에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원래 부끄러운 짓을 한 사람은 그 일을 빨리 잊고 싶은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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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주 일요일에는 월미도에 있는 예전에 갔다. 오래된 경양식 집인데 런치세트가 가성비가 높다. 2층 창가에 앉아 바닷가를 구경하고 있는데 어디서 다그치는 소리가 난다. 기껏해야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아르바이트생이 식당 주인에게 일을 못한다고 욕을 먹고 있었다. 그 날따라 2층 홀에 손님들이 많았는데, 서툰 그 아이 혼자서 테이블 세팅을 하고, 주문을 받고, 서빙까지 해야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우리가족을 포함해 다른 손님들은 대화에 빠져 그 모습을 목격하지 못한 것 같았지만 나는 내내 마음이 쓰여 불편했다. 얼굴이 창백해진 그 청년은 그러고 나서 우리가족에게 물을 서빙하러 왔는데, 컵을 손에서 떨어뜨리기라도 할 것처럼 마음이 급했다. 천천히 주셔도 돼요, 천천히.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와 눈을 마주치려고 노력했지만, 그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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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컵을 천천히 줘도 된다는 말이었는데 음식을 천천히 주셨다. 아니, 도무지 줄 생각을 않았다. 남미식당에서 식사 30분 기다리는 건 기본이 되었는데, 왜 안나오지? 하는 생각이 든 것을 보면 뭔가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옆 테이블에서는 스파게티 면이 불었다며 컴플레인을 걸고 있었다. 아빠는 지친 기색도 없이 혼자 신이 나서 말씀을 하고 계셨고, 동생은 영혼없이 대꾸하고 있었으며, 엄마는 눈을 감고 의자에 등을 붙이신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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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끝내고 청년에게 식후음료를 주문했다. 커피 둘, 녹차 둘이요. 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데 10분 후 다시 와서 커피 둘, 오렌지 쥬스 둘이였나요? 해서 다시 커피 둘, 녹차 둘이요. 라고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그런데 10분쯤 다시 와서 아, 아까 음료 뭐 주문하셨죠? 이번엔 동생이 커피 둘, 녹차 둘이라고 얘기해 주었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식후음료가 나오지 않았다. 나는 식당 주인 몰래 그에게 식후음료를 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아차! 하고 놀라서 나에게 다시 물었다. 커피 둘에 녹차 둘...... 그렇게 까지 꼬박꼬박 마시고 싶었던 것은 아닌데, 왠지 구차해진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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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둘에 녹차 둘을 마시는 중, 내 대학졸업식 이야기가 (또) 화두에 올랐다. 그 날, 내가 먼저 학교로 가고 부모님은 나중에 오셔서 나와 재회했는데, 엄마는 나를 보자마자 잔소리를 하시고 우린 싸우고 말았다. 내 옷이 마음에 안드신 거였다. 엄마는 내가 부끄럽다고 나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져 걸으셨다. 아아. 그러고 보니 엄마가 사고 나기 몇 개월 전이었네.. 아무튼 나는 대학교 졸업식이니 내가 대학교때 가장 많이 입은 옷을 입고 가야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기린이 그려진 하얀 후드티에 레깅스를 입고 갔는데 하나같이 정장을 입고 온 것이다. (철학과 졸업대표만 빼고. 그는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왔다.) 나는 그렇게 차려 입어야 하는 지 정말 몰라서 그런건데, 10년도 더 지난 지금, 심지어 아빠까지 내가 실망스러웠다고 말씀하시는 통에 어이가 없다. 아빠, 아빠는 그러시면 안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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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아빠 이야기를 꺼낼 차례인가 싶어 신이 나려는데 벌써 8번이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10번까지 쓸 생각이기 때문에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겠다. 컨디션이 정말 좋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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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내가 아니다. 이젠 서울에 한 번 다녀오면, 체력이 이틀은 방전된다. 대학생 때는 어떻게 5년 내내 통학을 했을까. 심지어 지하철이 만원이라 매일 서서 다녔는데. 지금은 인천 끝으로 이사를 오는 바람에 서울에 나가는 게 더 힘이 든다. 그런데 친구들은 죄다 서울에 있으니 맨날 내가 가야한다. 아르헨티나도 먼데, 서울도 멀구나. 그런데 이번 주에만 서울 약속이 네개나 있다. 나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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