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단계 감염자를 사살하라.
두번째 단계 모든 곳을 봉쇄하라
세번째 단계 움직이는 것은 모두 죽여라
좀비물이지만 헐리우드 제작이 아니라 그런지 이 영화는 중간중간 생각에 빠지게 하는 장면들이 많다. 감독이 의도했던 건 벌레때처럼 달려드는 좀비들의 혐오감 보다는 공포심에 젖어버린 인간들의 나약함을 나타내려는 것 같다.
자신의 도망가는 뒷모습을 원망스럽게 쳐다보며 죽어가는 아내의 눈빛을 뒤로하면서도 혼자서라도 살아남으려 무작정 도망가는 남자. 그리고 자신의 비겁함을 감추기 위해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남자. 누가 봐도 욕먹을 만 한 행동이었지만, 그럼에도 어쩌면 그게 인간의 사회본능보다 앞선 생존본능이란 걸 감독은 보여주고 싶었던게 아닐까.
거기에는 또 “더 많은 세상을 구하기 위해 (아마도) 살아남은 모든 것들은 죽여없애야 한다”는 아주 바정하고 깔끔해 보이지만 이 영화의 주적인 좀비보다도 더 잔인무도한 총으로 쏘고 폭탄으로 태우고 가스를 뿌리다 못해 화염방사기를 들고 움직이는 것들을 판단없이 불싸지르는 장면들은 마치 시민들에게 저질러졌던 많은 역사적인 국가폭력을 폭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다수 비겁하고 두려움에 쩔어있는 다수들 중에는 자신과 관계도 없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장면들을 별로 두드러지게 나타내지 않는다. 자신을 희생하는 장면의 숭고함을 경시하는 건 아니었을테고, 어쩌면 많은 생존자들은 생존이 당연하겠지만, 그렇게 많은 희생들을 딛고 선게 우리 존재들임을 의미하는가 싶어 또 생각에 잠긴다.
비겁자, 희생자,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자… 가끔 반복해서 비춰주는 런던의 잘 정비된 도시 전경들, 그리고 첨단 무기로 자신들이 만든 도시를 불태우는 폭력자들의 결정.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하지만 좀비 영화로서 스릴러 또한 결코 부족하지 않는 영화. 에펠탑이 보이는 마지막 좀비들의 질주장면은 아마도 2탄을 암시하는 스포이지 싶다.
호러, 좀비, 무션영화 안좋아하는데 넷플릭스에서 잡는 것마다 이 장르네요… 근데 잘 고른 영화인 것 같습니다. 추천합니다. 요거 깜짝깜짝 놀라게 하니 심장 약하신분은 자제하세요. 찾아보니 전작 '28일 후'도 있네요^^
28weeks later
후안 카를로스 프레스나딜로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