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문葉問은 영춘권이라고 불리는 중국무술의 창시자이자 이소룡의 스승이기도 하죠. 엽문은 진화순陳華順의 마지막 제자가 되었는데요 어느날 한 남자를 만나 대결을 하게 되는데 자신이 믿고 있던 실력과 달리 지고 말았습니다. 이 남자는 자신의 스승 진화순의 스승, 그러니까 스승의 스승인 양찬梁贊의 아들 양벽梁璧이란 사람이었다는군요. 이런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엽문은 양벽에게도 무술을 배웠다고 합니다. 스승에게 무술을 배우고 스승의 스승의 아들에게 무술을 배웠군요. - 왠지 "엄마 친구 아들의 누나의 조카의 부인" 같은 - 이상의 이야기는 영화의 스토리와는 관계가 없는 엽문이란 인물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엽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일대종사(2013)'도 있다고 하는데요, 엽문이란 영화를 보고나니 그 영화도 보고싶어졌습니다. 엽문은 견자단이 멋진 역할을 해내고 있는데 정보를 찾다보니 견자단은 무려 태권도도 공인 6단이라는군요. 아무튼 영화를 찍기 위해 엽준에게 영춘권을 교정받았다고 하는데, 엽준은 엽문의 아들이니 이 영화를 둘러싼 영춘권에 관련된 사람들의 관계는 꽤나 복잡하군요. 게다가 엽문외전도 있으니 이 영화 때문에 2개의 영화를 더 봐야할 것 같습니다. + tv 시리즈를 비롯한 몇 편이 더 있고, Ip man 3도 있군요... 저거 다 언제보나...
악역 진이 도장깨기를 시작하고 엽문에게 패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곧 제2차 중일전쟁이 시작되죠. 비교적 점잖은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중간중간 보여주는 피폐한 도심과 널부러진 시신들은 일본전범들의 잔혹성을 은근히 비추고 있습니다. 영화의 대부분은 일본군과 엽문의 관계가 배경입니다. 악연인 진은 그 와중에도 계속 악역을 멈추지 않습니다. 설상가상인가요. 그리고 1945년 8월 15일 2차 대전 중 일본의 무조건 항복선언을 비추는 장면은 그날이 한국인인 우리만의 광복이 아님을 상기시킵니다.
중국버젼 국뽕이라고 쉽게 말하는 사람도 있고, 중국 무술영화가 주는 특유의 유치함도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견자단-엽문이라는 주연을 통해 일본전범들이 당하는 장면에서 한국사람이라면 약간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가 없네요. 요새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말이죠. 어디까지나 저는 ‘전범’이란 한정어를 썼습니다. 혐한-혐일 요런 구도는 별로 좋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영화를 다 보고 뒤에 나오는 설명을 보고서 이 영화가 영춘권의 창시자 엽문의 이야기인걸 알게 되었군요. 하지만 이 영화는 실제 주인공의 삶과는 제법 차이가 나도록 연출되었다고 하니 주의하세요^^ + 감독의 성이 또 엽씨군요. + 엽문4가 2013년에 또 나왔군요. 파도파도 끝이 없습니다. 정말 엄청난 시리즈군요.
Ip Man
엽위신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