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KR 커뮤니티가 시끄럽다.
어뷰징에 대한 논쟁 때문이다.
관련해서 양쪽의 주장을 담은 글들을 몇 개 읽어봤다.
논란의 핵심이 무엇인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이 사태는 어뷰징을 막으려는 자와 그 정당성을 확보하고 인정 받으려는 자의 싸움이었다.
나는 뉴비다. 스팀잇을 시작한지 이제 겨우 2개월이 됐고 스파도 60밖에 안 된다.
나는 어뷰저들이 물고 늘어지는 @clayop 이 누군지 잘 모른다.
확인해보니 내 팔로워 명단에는 없고 내가 팔로우한 사람 명단에는 있었다.
피드에서 이런 글 저런 글을 읽다가 우연히 이분을 팔로우 한 것 같고 이분은 지금 내가 팔로우 한 것조차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바로 얼마 전까지 증인이 뭔지도 몰랐다.
양측의 공방으로 커뮤니티가 하도 시끄러워서 양쪽이 올린 글을 틈틈이 읽다보니 조금 알게 된 것이 전부다.
그런데 어뷰징을 옹호하시는 분들의 글을 읽다가 이분들의 논리에서 거슬리는 것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분들의 얘기는 어려울 것이 없다.
내 권리를 내가 행사하는데 왜 시비를 거느냐는 것이다.
내가 내 돈 들여서 스파업을 했고 확보한 권리만큼 내가 보팅을 하고 있는데 그게 왜 문제냐는 것이다.
뭐 맞는 얘기다. 대한민국은 사유재산권이 보장되어 있고 소유자는 그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권한을 오남용해서 남에게 피해을 입혔을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사실 지금 어뷰징이라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기는 어렵다.
이것에 대해 규정을 만들 권한이 있는 기관이나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유권해석을 할 수도 없지 않은가?
그러나 이것이 장려할 행위인지 해서는 안 될 일인지 정도는 금방 판단을 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상식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아무리 그것이 나의 권리라고 하더라도 타인에게 피해가 된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회사가 됐든 정부기관이 됐든 어떤 직위에 올라가면 직권이라는 것이 있다.
직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것을 잘못 사용하면 직권남용이 된다.
이것은 법적으로 처벌 대상이다.
몇달 전 감방에 들어가신 김기춘옹의 죄목이 바로 이것이었다.
이것은 잘못 행사된 권리가 법적인 처벌을 받은 사례다.
고래에게는 막강한 보팅파워가 주어진다.
스파가 60인 내가 보팅을 하면 보통 0.01달러가 찍힌다.
이것도 완전하게 0.01은 아닌 듯 하다.
보팅을 해도 숫자가 바뀌지 않는 경우가 종종 나오니 말이다.
그래도 열심히 찍어주려 한다.
미약하나마 쓸만 한 글을 쓰신 분들에게 조그마한 보상이라도 할 수 있으니 다행 아닌가?
이렇게 생각은 하지만 가끔씩은 짜증이 날 때도 있었다.
나름 열심히 쓴 글에 내 팔로워들이 와서 댓글도 달아주고 보팅도 섭섭지 않게 해주고 가시지만 이분들 형편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지라 보팅 받은 금액은 소숫점을 벗어나기 힘들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다 고래 한 분이 나타나서 한 방을 찍어주고 가니 금방 2~3달러가 붙었다.
그때마다 절절히 느꼈다. 고래의 힘이 무엇인지를...
스팀계에서 보팅이란 이런 용도로 기획되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던가?
내가 알기로 보팅은 결코 투자한 돈을 회수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스팀잇에서의 보팅은 콘텐츠의 가치를 평가하고 거기에 대해 보상을 하는 행위다.
그런데 어마어마한 보팅파워를 손에 쥔 고래가 자기가 올린 콘텐츠에 대해 셀프보팅을 하는 것을 보팅이라 할 수 있을까? 이것은 깔아놓은 자금을 회수하는 행위에 가깝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어떤 과정을 통해 고래가 됐건 커뮤니티에서 고래가 됐으면 고래로서의 파워 뿐만 아니라 의무도 지게 되는 것이다.
나는 스팀의 설계자들이 왜 셀봇 기능을 넣었는지 이해가 좀 안 된다.
나도 사실 얼마 전 내 글 몇개에 대해 셀프보팅을 했다.
빨리 스파를 키우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고 정확하게는 이 행위가 의미하는 바가 뭔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다 누군가 어뷰징에 관해 써놓은 글을 읽고 난 뒤 이 행위가 정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뒀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내 글을 내가 스스로 평가해 보팅을 한다?
그게 객관적일 수가 있을까?
내가 어뷰저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 또 하나는 그분들의 글에서 작가로서의 멘탈리티보다는 투자자의 멘탈리티가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나는 이분들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팀잇이 진정 가치 있는 커뮤니티가 되려면 다양하고 질 좋은 콘텐츠가 생산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콘텐츠 능력이 있는 작가들이 몰려와 둥지를 틀고 정당한 대가를 받아가는 곳이 돼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솔직히 걱정이 된다.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나는 이분들에게 투자를 하려면 제대로 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그렇게 자기글에 보팅 먼저 하고 아는 사람 밀어주고 하는 장면을 보는 작가들이 여기서 글을 쓸 동기를 찾을 수 있을까? 투자한 돈 언제 회수할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는 고래들이 판을 치는 곳이 다양하고 질 좋은 콘텐츠의 보고가 될 수 있을까? 마치 소속사 가수들을 키울 생각은 안 하고 자기 자동차부터 뽑겠다고 난리를 치는 기획사 사장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글을 쓰는 것보다는 돈으로 고래가 되신 분들이 꽤 있으신 듯 하다.
이분들에게 충고를 드린다.
셀봇질 하지 마시고 가치 있는 글을 올리는 작가를 발굴해 보팅하시라.
그것이 진정 스팀잇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길이고 그렇게해서 스팀잇이 양질의 콘텐츠가 넘쳐나는 곳이 되면 그 수익성은 지금 쪽팔리게 셀봇질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다.
이것이 제대로 된 투자다.
그렇게 하실 용기와 배짱이 없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으셨다.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쪽을 알아보셔야 한다.
지금 스팀잇이 얼마나 잘못 가고 있는지를 보려면 대세글을 보면 된다.
스팀잇과 암호화폐 얘기가 주류를 이룬다.
과연 이 상태로 스팀잇이 성공할 수 있을까?
내가 최근에 알게 된 뉴비들 중에는 꽤 신선한 소재를 다루시는 분들이 많다.
고급진 재즈음악을 소개하는 분도 계시고 바둑을 소재로 하는 글을 쓰시는 분도 있다.
이 분들은 스팀잇을 다양하고 질 좋은 콘텐츠의 보고로 만들 수 있는 잠재적 자원이다.
장담컨대 스팀잇이 계속 이런 분위기로 가면 이분들 모두 다 떠난다.
스팀잇에 투자를 하셨다면 급하게 거위의 배를 가르려 하지말고 이런 분들을 키우셔야 한다.
어뷰징이 마치 자기 권리인양 이야기하시는데 방향을 잘못 잡으셔도 한참 잘못 잡으신 것이다.
스팀잇에 글을 쓰러 오셨다면 열심히 글을 써야 하고 투자를 하려 한다면 뛰어난 작가들을 키우셔야 한다.
아무리 보장된 권리라 하더라도 잘못 쓰면 문제가 된다.
더구나 그것이 고래가 되는 것처럼 막강한 힘을 갖게 되는 것이라면 그 책임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