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irin418 입니다. 이런 식의 인사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반갑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오늘이 5월 18일입니다.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지 40년 가까이 되는 날이죠. 매년 이날을 맞이할 때마다 마음이 색다릅니다. 매년마다요. 저희 세대는 박근혜 사태를 겪고 얼마 흐르지 않은 시간 속에 있습니다. 80년대랑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항상 이쯤 되면 저의 기억들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내가 나중에 나이가 들면 사회 속의 어떤 사람으로 있어야 할지. 어떤 것에 관심을 두고 어떤 행동을 하며 살아야 할지 말입니다.
예전에, 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제가 대학교의 민주주의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적이 있습니다. 전북대학교에 가서 그때의 흔적을 곱씹어보고, 기록관에서 그때 거기 계셨던 분들의 생생한 증언도 들었습니다. 특히, 재판 장면을 재연해주신 것에 대해 인상이 깊었습니다. 폭도들로 몰아가고, 자신들의 무자비한 진압을 정당화하려 온갖 거짓을 지어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마음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전남대도 가보고, 숙소에서 선배들과 운동에 관해 토론도 했습니다. 저는 '일베'에 관한 견해를 발표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허접했지만요. 5.18 묘지에도 가서 설명해주시는 분들께서 여러가지 일화를 설명해주셨는데, 그 중 아이의 묘지 앞에서 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한 아이의 생일이 5월 18일이었습니다.
그 날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에게 새 신발을 사주었고, 그 신발을 신고 거리를 걷던 중 계엄군이 들이닥치게 됩니다. 아이와 어머니는 뛰었습니다. 뛰던 도중, 아이가 돌에 걸려 넘어지면서 신발을 떨어뜨렸습니다. 아이가 신발을 가져가던 중, 총성이 들렸고 어머니는 세상을 잃었습니다.
한 번은, 친구가 전라도에 살아서 한 번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친구와 놀다 친구 집에서 잠을 청하고 아침이 되어 친구 가족과 같이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먹던 와중, 교수이신 친구 어머니께서 저에게 우리나라의 실태와 사회적인 환경에 관해서 물으셨습니다. 질의가 곧잘 이루어졌고, 친구 어머니와 저는 5.18 민주화 운동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 서 계셨던 그분의 말씀을 듣는 내내 가슴이 벅차오름과 동시에 불안했습니다.
현재, 내가 느끼고 있는 이 사회의 현실도 5.18 같은 상황이 아닐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같이 차올랐습니다. 이웃집에 누가 죽었고, 대학 다니던 동기가 잡혀가고. 앞에서 친구가 총을 맞고, 자신의 가족이 잡혀가고. 슬픔으로 가득했던 친구 어머니의 20대가 저의 현재와는 온도 차가 심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더 뜨거워졌나 봅니다. 친구의 어머니는 현재에도 뜨거우셨고 과거에도 뜨거우셨던 분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들과 경험이 다입니다. 스팀잇에, 그 시절에 계셨던 분들이 많으신 거 압니다. 그때의 상황을 전혀 몰랐던 분도 계실 것이고, 먼 학교에 다니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서 알게 되었던 분도 계실 것입니다. 친구 기자의 말에 심각성을 느끼고 상황을 파악하셨을 수도 있고, 혹은 작가인 친구분을 통해 들으셨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뭐든 좋습니다. 저는 그때의 이야기들을 들려주실 수만 있다면,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경청하고 배워나가고 싶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하니까요. 제가 나중에 선배분들의 나이가 되었을 때, 부끄러운 과거를 남기고 싶지 않으니까요. 비록 경험 없이 뜨겁기만 한 20대인 저이지만, 인생 선배분들께 배워 더 나은 제가 되고 싶습니다. 부디, 미련한 저에게 가르침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