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n's Diary] #55 - 가벼움의 가벼움

sirin4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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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티를 다녀왔다. 1학년 때의 그 분위기는 맡을 수 없었다. 예전의 즐거움만 쫓았던 나를 내보내고 좀 더 진중해져왔기에 그 짧은 시간만의 알맹이 없는 시간들은 나에게 빈 공간을 안겨주었다. 남과 섞여 있었지만, 빈 공터 구석에 우두커니 서 있는 기분. 소외되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내 자신이 그 상황들을 즐기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냥 그랬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것들이 내 안에 들어오고 나갔다. 내가 그것들을 알맹이 없다고 느꼈던 순간, 또 다른 무언가들이 내 안에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그냥 친구와 둘이서 맥주집에서 인생 얘기, 가치관이나 신념에 관한 것들로 채우는 것들이 재미있다. 물론 그런 대화를 나눌 친구는 별로 없다. 그래도 그들은 내 동반자들이다.

기회비용을 날렸다. 푹 쉴 수 있는 기회와 내 글을 쓸 수 있는 시간들 속에 있기를 포기하며 빈 공간에 있기를 택했다. 뭐 나름 나쁘지는 않았다. 사진도 많이 찍었고 친했던 아이들과도 이야기하며 술잔을 가볍게나마 기울일 수 있었으니 그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모든 것들이 끝난 후의 찝찝함과 공허함은 다시는 그런 자리에 날 세워두지 않게 할 것임이 분명하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좋아하진 않는다. 그냥 있을 뿐이니까. 몸도 좋지 않아 무기력하기도 했지만, 딱히 그들은 나에게도 관심이 없었다. 자신의 흥을 돋구어 줄 누군가들이 필요했을테니까. 그 잠시의 가벼움이 나를 힘들게 했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은근한 부추김과 강박은 나뿐만이 아니라 누군가는 느꼈을 것이다. 그냥 그랬다고.

오늘의 기록이다. 저녁에는 시를 쓸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 뭐가 나올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