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데리고 오던 그 날,
너는 앓는 소리 하나 없이 얌전히 나를 따라왔지.
그게 더 슬펐어.
그냥 아무런 외로움도 쓸쓸함도 못 느낄만큼 무덤덤해졌던 것이었나보다 했지.
마냥 좋았어.
내가 하는 것들이 다 정당화가 되어버려서 그런게 아니라
그걸 받아주는 니가 좋았나봐.
결국 이기려고 했던 나는 져버렸어.
그래서 후회는 내가 했어.
요즘은 나를 보면 막 달려들었던 니가 그리워.
그냥 니가 날 더 반겨주지 않아서 그런게 아니라
니가 기운이 없어지는 걸 보는 게 씁쓸해.
이제 내가 좋지 않아서 마음이 상해서 그런게 아니라
니가 더 발랄했던 모습이 이제는 나오지 않아 그래.
내 탓도 분명 있겠지. 하지만, 탓은 하지 않을래.
그냥 행동으로 바꾸려고.
그게 분명 다른 꽃들을 피울거야.
분명 너에게도 향기나는 꽃을 피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