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rated by
@carrotcake
1
나는 사랑을 잘한다. 사랑을 할 때에는 온전히 그 사람에게 집중하며, 빠져든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인지, 사랑하는 감정을 좋아하는 것인지를 구분할 줄 안다. 그걸 왜 구분해야하는지 몰랐는데, 사랑하는 느낌만 갖고 사랑했다가 실패한 경우를 겪으니 알겠더라. 사랑하는 감정과 사랑은 다른 것이다.
2
가끔 동의하지 않는 글은 보고 그냥 지나치면 되는데, 그게 안되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가 글을 쓴 의도나 목적을 자신이 보고 싶은대로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그런 분들이 좋다. 그런 것들을 통해 나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니까.
3
시험이 다 끝나버렸다. 서울행이 더 값졌다. 후회 없이 모두 끝이 나버렸다. 사실, 찝찝한 건 언제나 존재하지만 요즘은 좋은 편이다. 노트북 키보드의 소리가 좋다. 글을 쓸 때 나는 소리들이 어우러져 화음을 이루는 것 같다.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은 그러고 있다. 좋아하지 않는 것들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4
끝이나도 좋으니 나에게 와주길.
5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 밖으로 나오니 신호등에 초록불이 켜져 있다. 이런 행복이 또 없다. 사소한 것에 꽃을 놓듯이 의미를 놓는다. 그냥 거기에 있었을 뿐인데 아름다움을 주는 것처럼. 인생엔 이런 것들이 많을 것 같다. 신호등의 초록불이 이런 걸 느끼게 하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6
책은 책장에 많은데, 내 안에 담으려 하지 않는다. 아직 시간은 있으니까,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