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통영까지 2시간 반. 이후, 배를 타러 가는데까지 또 1 시간을 꼬박. 도착한 곳은 삼덕항이다. 낯선 곳의 짠내와 비린내가 코를 찌름에도 불구하고 풍류를 즐기러 가는 내 기분은 질 새가 없다.
날이 좋아서 이곳이 좋은 게 아니었다. 친구와 함께라 도착할 때부터 들떠 있다. 지금은 먼저 자는 친구를 뒤로 하고 오늘을 기록한다.
어떤 이의 인생이리라 싶다. 그냥 보고만 있었는데도 찡해지는 마음. 뭔지 모르는 감정이 일었던 조그마한 배다.
근처에 등대가 있다. 빨간 등대. 누가 보아도 눈에 띠는 등대다. 친구와 사진을 좀 찍다 배 시간이 다 되어 빠르게 자리를 옮겼다. 지금 이대로도 좋은데.
초록빛인가 파란빛인가. 무슨 색인지 몰라 한참을 바라봤다. 역시 그래도 다르긴 다르구나 했다.
처음엔 연화도라는 곳을 갔다. 욕지도에 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섬이라, 별뜻없이 그냥 구경하러 갔다.
낯선 곳에서 나를 담았다. 아마 여길 떠나도 난 그곳에 있을 것이다.
연화도와 우도 사이에 다리가 놓아졌다 하여 가봤다. 예뻤다. 정말 옛날에 내가 선비였다면 여기에 살았을 것이다. 아니 지금도 선비인가...ㅎㄷㄷ
그냥 아름다운 곳. 그냥.
날도 더웠는데 우리를 맞이해주는 곳이 있었다. 휴.. 살았다...
다리 밑이 궁금하여 기어코 내려갔다. 조금의 귀찮음만 감수하면 뭔가에 다다를 수 있다.
우도를 들렸다 돌아가는 길에 낡은 집을 보았다. 왠지 정겨운 풍경이었다. 영화에 나올 법한.
석양이 내려오고 있었다. 노곤한 나를 감싸주는 것만 같았다. 빨리 숙소에 가서 쉬고 싶다.
연화를 뒤로 하고 떠나간다. 쓸쓸한 섬이다. 누가 찾아와 주지 않으면 자신은 어느 누구도 볼 수 없는 섬이 여기 많이 있다. '연화'. 이름 참 예쁘다.
하늘이 아름다운 날이다. 바닷바람 맞으며 눈에는 아름다운 것들을 간직하니 더할 나위 없었던 첫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