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세포 탈출을 꿈꾸며 - 생선이 되자] #004 - 몽골 네번째 포스트

sintai(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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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골처럼 진하게 우려내는 몽골입니다.

사실 어제 저와 비슷한 급의 다른 플랑크톤 스티미언님들의 블로그를
몇개 훔쳐보고는 반성을 많이 했더랍니다.
본업이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이신 분들은 금손으로 뭔가 뚝딱뚝딱하시고
저는 인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라서 그냥 안녕하세요 + 횡설수설 몇줄이었는데
어떤 분은 프로젝트 기획서(-ㅅ-!!) 처럼 PPT 로 짜서 향후 블로깅 방향 같은 걸 올려두셨더군요.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만 이런 성격이 그렇게 빨리 바뀌는 거였으면 진작에 여행 일기도 쓰고 뭔가 했겠죠.
모두가 그렇게 철두철미할 수는 없으니까요 -ㅅ-
저처럼 엉성한 사람이 있어야 꼼꼼한 분들이 더 빛나는 거라고 주장해봅니다...

오늘도 문체는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의식의 흐름에 따라 진행하는 의식체 되겠습니다.

현재 몽골 여행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그냥 패키지 투어!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명한 현지 투어사가 몇군데 있고, 그 중에 맘에 드는 곳을 하나 골라 돈을 지불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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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보여드렸던 이 친환경 차량과, 이 차량을 운전할 기사님과, 여행객의 식사와 여행 전반을 책임지는 가이드까지 따라오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게 하나의 상품이기 때문에 이 금액을 인원에 따라 엔빵..(-ㅅ-... 이보다 적당한 용어가 뭐가 있을까요..?)하면 그게 실제 금액이 되겠습니다.

가끔 간이 배밖으로 나온 야심찬 한국 청년들이
"혼자서 말타고 몽골 횡단하는게 버킷리스트입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전문가들은 전부 "뭐지 이 미친 X은.....?" 같은 반응이죠.
말이 전속력으로 하루를 달린 다음날 충분히 쉬게 해주지 않으면 죽어버릴 수도 있다고 하네요.
조선시대 역참이 괜히 있던게 아니겠죠.
더군다나 몽골은 한국이나 일본처럼 마을이 인접하게 있는 곳이 아닙니다.
울란바토르 외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은 거의 유목민이기 때문에
옆집 게르도 수백미터~수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뭔가 구입할 수 있는 매점은 정확히 거리는 모르겠지만 아주 가끔 나옵니다.
몽골은 평범한 사람들이 혼자 여행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베어 그릴스급 생존력이 아니라면 착한 사람들은 혼자 가지 맙시다.

저도 뭐... 한번 밖에 못가봐서 다른 운전기사와 가이드를 만나본 건 아니지만,
이 둘의 역할은 여행에서 지대합니다.
포장도로를 최대한 오래 운전하고 비포장 도로를 가장 적게 운행하는 루트 찾는 것부터
아무것도 없는 비포장도로에서 산 모양만 보고 길찾기 및 차량 고장 시 수리 능력까지.
물론 못하면 운전기사로 일을 하지도 못하겠지만요.
사실 다른 기사님들과 큰 차이가 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희 팀 기사님이 인상이 워낙 좋고 친절해서
여자 멤버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었죠...
다만 몽골어 밖에 못하는 분이라 의사소통이 안돼서 문제였지만
운전기사와 소통할 일은 별로 없습니다.
간단한 바디랭귀지와 아침에 일어나면 웃는 얼굴로 하는 눈인사 외에는..

한편 가이드의 능력은 개인차가 좀 나는 것 같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을 식당에 가던 직접 요리를 해주던 어떻게든 다 챙겨 줍니다.
제가 속했던 팀은 모두 한국인이라 한국어 가능한 가이드가 동행했습니다.
한국에 단 한 번도 와본적이 없다면서 한국말을 너무 유창하게 하는 여성분이었는데
정말 음식에 관련해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한국인들 입맛을 고려한 양고기 김치 볶음밥이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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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목만 가득한 허허벌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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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게 양고기 토마토 스파게티라던가...

결국 고기가 빠지지는 않지만 한국 사람들 다수가 고기만 먹을때의 느끼함을 못견디는 경우가 많다는걸 아주 잘 알고 있는 가이드여서 전체적으로 음식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여행객이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니라 랜덤으로 걸린 로또였지만 좋은 건 좋은거죠.

몽골 여행은 크게 흡스굴 방향 또는 고비사막 방향 두가지로 나뉩니다.
학생이거나, 이직하는 도중에 한 달 이상 가실 수 있는 분들은 2개 루트를 모두 가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일하는 보통 직장인이 2주 이상(사실 2주를 한번에 쓸 수 있는 사람도 드물지요) 가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제가 택한 곳은 고비사막 방면이었습니다.
일부러 택했다기 보다는 멤버들이 다들 결정 장애라서
제일 연장자인 제가 고르지 않으면 계획이 밑도 끝도 없이 길어질 것 같아 그냥 찍은게 그쪽이었던 거고 뭐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요;
하지만 몽골인들도 정말 워너고 하는 휴양지는 흡스굴 호수라고 합니다.
다음에는 꼭 그쪽으로 가볼 예정입니다.

"뭐하러 그런 데 가냐?"
아마 몽골 여행 간다고 하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매일밤 추운 게르에서 씻지도 못하고 잠들어야 하고 특히 여자분들은 화장실 문제가 엄청나게 걸리죠. 그런데가 뭐 좋다고 돈까지 내면서 가냐고 하겠지만..
솔직히 몽골 여행은 제가 다녀본 얼마 되지 않은 일천한 여행 경험중 가장 편한 여행이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워낙 하드코어하게 여행을 다니는 것도 있지만,
아침에 깨워주면 대충 짐싸고 차타서 자다가 포인트에서 내려주면 구경하고 설명듣고 때되면 밥먹여 주고.. 이런 편한 여행이 어디 있겠어요.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대지와
비록 보름달에 가서 선명한 은하수를 보지는 못했지만-ㅅ- 쏟아져 내리는 별들,
그리고 윈도우 XP 배경 같은 곳을 라이브로 본 것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던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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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일은 몽골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