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 없던 시절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보고싶다.
요즘은 그 어디를 가더라도 인공의 불빛이 어둠을 지운다.
어둠이 지워진 자리를 인공의 불빛이 눌러 앉았다.
하나씩 둘 씩 어둠이 지워지면 인간은 밤에도 쉴수가 없다.
동물과 식물역시 빼앗긴 어둠에 대한 원망이 쌓여간다.
어둠은 어둠 그대로 놔두자
아무리 불을 밝혀도 어둠은 그 자체로 충분하다.
칠흑같이 깊은 어둠이 고독으로 이끈다.
아무것도 볼 수 없어도 좋다.
단지 거기에 뭔가가 있다는 것만 기억해도
안과 밖 그 어디에도
제대로 된 어둠을 누리기 힘든 시대다.
그나마 나의 북쪽엔 한동안 어둠이 주인이다.
밤의 지배자는 빛이 아니라 어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