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옷을 구매할 때 이상하게 괜한 오기를 부릴때가 있다.
특히나 바지를 살 때 더 그러는데, 내 허리 인치에 맞는 상세 사이즈(cm)를 보고 내가 평소 입는 허리 cm보다 작게 나와 있으면 하나 큰 사이즈를 사면 될 것을 그냥 사지 않거나 굳이굳이 내가 입는 사이즈의 바지를 산다. 요즘 인터넷쇼핑몰은 같은 허리 인치여도 허리 상세 사이즈를 보면 cm가 중구난방 지네 멋대로다.
심각하게 허리가 작게 나와있으면 그냥 안산다. 그냥 하나 위에 사이즈를 사면 되는데 이상한 자존심에 더 큰 사이즈는 입고 싶지가 않다. 그걸 주문해야 하는 상황이 기분이 나쁘다.
나의 고등학교 친구는 일부러 바지를 자신의 허리 사이즈보다 좀 크게 산다고 한다. 허리가 너무 꽉 끼면 답답해서 생활이 불편하다고. 그때 나는 얘기했다. "난 절대 크게 안사! 그냥 기분나빠!"
며칠 전에 블랙진을 하나 구입했다. 웬만하면 인터넷으로 옷을 잘 사지 않으려 하는데 허리 상세 사이즈를 보니 내가 평소 입는 사이즈보다 0.5cm 넉넉하게 나와 있었다. 저렴한 바지는 아니었기에 잘 맞으면 예쁘게 오래오래 입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구매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오늘 바지가 도착했다.
어떻게든 쑤셔 넣었다. 그리고 허리 단추를 잠궜다. 맞긴 한다... 허리도 간신히 잠궜다. 그런데 왜때문에 도대체 왜때문에 종아리부터 무릎 위가 끼는거지? 늘려볼 마음으로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봤다. 청바지가 앉아있다가 실밥이 다 튿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러다 저절로 찢청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무릎이 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청바지 따위에 무릎이 눌리는 느낌... 기분이 나빴다.
오늘 아침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이번주 일요일 제사가 있다는 얘길 들었기에 음식을 어떻게 하실건지 내가 몇시쯤 가면 되는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전화를 끊은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님께서 다시 전화가 왔다. 일요일날 올때 청바지는 입으면 안된다고 하셨다. 친척분이 오시는데 혹시나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니까 제사날이고 하니 바지는 검은 바지를 입고오면 좋겠다고 하셨다. 안그래도 그러려던 참이었다. 최대한 깔끔하게 입고 가겠다고 걱정마시라고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그때만 해도 생각했다... 나에겐 새로운 블랙진이 오고 있으니깐:)
요가를 가면 체중계가 있어 가끔 몸무게를 잰다. 결혼 전보다 3키로가 쪘다. 그런데 그 체중계는 꼭 대게집 저울처럼 한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다. 그래서 나는 몸무게를 잴때마다 생각했다. '이건 내 몸무게가 아닐수도 있어.'
어제 엄마랑 오랜만에 목욕탕을 다녀왔다. 신랑에게 엄마와 목욕을 간다고 얘기하며 드디어 계체량 확인하는 날이라고 했다. 내가 체급을 올려 출전할 것인지 아님 유지하면 되는 것인지 확인하고 올 것이라고 농담삼아 얘기했다. 그리고 나는 목욕탕에 가자마자 제일 먼저 몸무게를 쟀다. 대게집의 그 비스듬한 체중계는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기분이 너무 나빴다.
그래서 오늘 이 바지가 작은것인가? 사이트를 들어가 다시 한번 확인했다. 분명 내가 평소 입는 허리보다 0.5cm가 컸다. 혹시나 위에 사이즈가 있나해서 눌러봤다. 젠장 다 품절. 가능한건 25... 아놔... 나랑 장난하나...!!!
이럴땐 괜한 오기에 바지를 늘려보겠다고 그 바지를 입고 죙일 돌아다닌다. 그래서 나는 이 바지를 입은 채 분노의 글을 쓰고 있다. 그런데 사이트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최고급 원단으로 제작돼 늘어남을 최소화 함.
갑자기 이노래가 떠올랐다. 선우정아- 뱁새
숨겨진 명곡. 살랑살랑대는 음과 옷에 대한 현실가사(선우정아도 인터넷쇼핑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