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인 척]우리 회사에도 이런 글쟁이가 있다.

shiho(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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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그렇게 좋아하는 선배가 아니었다.
알고 있는 바로는, 정말 좋아하는 선배가 다른 회사로 가게 된 원인 제공자 중에 한 명이었다.
정치, 경제, 사회 부서에서 이름을 날렸던 선배도 아니고 대단한 특종 경험을 자랑하는 경우도 아니다.
부장급으로, 특정 부서 부장을 하다가 논설위원실로 밀려났다가 또 그 부서 부장을 하다가 하는 선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 선배, 글로 2분 만에 눈물을 떨구게 만든다. 몇달 전에도 매마른 듯 툭툭 던지는 문장으로 칼럼을 썼는데 참 잘 쓴다고 생각했다. 오늘 칼럼(링크)은 담담한 듯 너무 아프게 가슴을 후벼판다.

그 좋았던 근원이 명치에 걸린 것은 지난주다. 지난주의 주인공은 단연 수능 수험생들이었다. 야단법석 한쪽에 초라한 조연이 있었다. ‘행인 1’쯤 되는 열아홉살 이민호. 현장실습 중 압착기에 눌려 숨진 특성화고 3학년생이다. 또래들이 수능을 본 날 이군의 빈소는 차려졌다. 생수 공장에서 고장 난 기계 주변을 혼자 서성이는 열아홉살이 자꾸 눈에 밟힌다.

매정한 듯 툭툭 던지면서도 글에 나오는 아이들에게 가진 진심이 느껴진다. 선배의 아들이 그 또래였던가, 그 보다 조금 위였던가... 어느 새 눈 앞이 뿌옇다.

특성화고는 예전의 공업고다. 특목고를 죽이든, 일반고를 살리든, 절대평가를 도입하든,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 불공정하든 딴 세상 이야기다. 그저 대학을 가지 않아도 잘사는 꿈을 꿀 뿐이다. 얼마나 순진한 꿈이었는지는 졸업반에 현장실습을 나가서야 안다. 전공과 상관없이 주당 70시간의 노동을 감당하기 일쑤다. 하루 12시간을 일해도 수당을 합쳐 봤자 월급은 100만원 남짓. 말도 안 되는 이 현실마저 목숨을 잃어야 겨우 한마디씩 세상에 고발할 수 있다. 지난해 지하철 구의역의 김군이 그랬고, 올 초 통신사 콜센터에서 ‘콜 수’를 못 채웠던 홍양이 그랬다. 겨우 열아홉살들이다.

창피한 동료가 많은 회사지만, 이런 글쟁이도 숨어 있다. 언제쯤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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