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세계3대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의 인터내셔널 부문에 상을 받아 유명해진
한강 작가의 소설, 도서관에 갈때마다 없더니 결국 사서 읽게 되었다.
7년 정도 한국어를 배운 젊은 여성이 영어로 번역했다고 하던데, 대체 이런 문장을, 소설을 어떻게
번역했는지 궁금하다. 한국어든 영어든 두 언어 모두 대충해서는 이 문체며,, 음울하고 독창적인 느낌을 제대로 살리기 어려웠을텐데..
3편의 중편소설이 서로 엮여 하나의 장편을 이루고 있는데, 한번 읽기 시작하면 책을 손에서 놓기 힘들만큼 흡입력이 있다. 인간의 욕망, 광기, 본능, 죽음... 그리고 이런 인간 본연의 것들이 날것 그대로 활자화된것만 같다.
제목 '채식주의자'는 어린시절의 트라우마와 성인이 된 후 꾼 꿈에 의해 육식을 중단하게 된 영혜를 의미한다. 작품해설에서 어떤 문학평론가가 적었듯, '주의'라는 것이 사실 맞는 표현은 아닌것 같다. 영혜는 자신의 의지로 채식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할수 밖에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것과 선택한 것은 다르므로.
그 어떤 계기로 스스로 이 세상과의 끈을 놓아버리고 식물이 되고 싶어하는, 이 세상의 평범한 기준으로 '미쳐버린' 여자 영혜와, 흑백의 평범한 세상을 살아오다 그런 영혜를 계기로 내면의 총천연색 본능와 욕망, 예술혼이 솟아나버린 영혜의 형부, 그리고 이제까지 그렇게 욕망을 숨기며 살아왔듯 그런 두 사람을 견뎌내야만 하는 영혜의 언니. 세 사람의 이야기이다. 말 그대로 두 사람처럼 미쳐버리는게 쉬울까 아니면 미치지 않고 마지막 끈을 붙잡고 참고 참아내느라 속이 썩어들어가는 삶이 쉬울까.
마치 진짜 미쳐보기라도 한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만큼 미친 사람, 미쳐가는 사람, 미친 두 사람을 겪어내는 가장 가까운 한 사람을 묘사해내는 글솜씨가 우와 역시나! 싶은 소설이다. 다음에 한강의 다른 소설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