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scv입니다.
예전에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나름대로 재미 있었던 경험이라 체험기를 올려봅니다.
어느날 법원에서 등기 한 통이 왔어요.
배심원 후보로 선정되었으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참여해야 한다..
만약 참여를 할 수 없다면 납득할 만한 이유를 미리 증명해야만 한다..
이런 내용들이 적혀 있었죠.
'배심원을 하라고? '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하필이면 그 때가 일년 중 가장 바쁜 때라 많이 고민이 됐었죠.
그렇다고 참석 못할 이유를 설명하자니 그게 더 힘들 것 같아 지정일에 일단 법원으로 갔습니다.
어차피 배심원 후보일 뿐이고 최종적으로는 법원에서 결정이 난다고 하니
꼭 제가 배심원이 된다는 보장은 없는 거라 가벼운 마음으로 갔습니다.
아침 일찍 법원의 지정된 장소로 갔더니
저처럼 우편물을 받고 온 후보자들이 생각보다 꽤 많았습니다.
후보자들에게 각자 번호표를 주고 로또처럼 번호를 뽑는데
번호가 뽑혔다고 해서 바로 배심원이 되는 건 아니구요.
번호가 뽑히면 담당변호사와 검사가 후보자에게 몇가지 질문을 하고
양쪽 모두 좋다고 해야만 최종적으로 배심원으로 결정이 됩니다.
변호사나 검사 한쪽이라도 싫다고 하면 선정절차가 끝난 후 바로 집으로 가면 되는 거구요.
근데 도중에 탈락되는 분들이 꽤 많아요.
무슨 기준으로 뽑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질문들을 하다가 마음에 안 들면
바로 탈락이 됩니다.
특히 마지막 한 명을 남겨두고 계속 탈락자가 나오길래
그냥 재미있게 구경만 하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제 번호가 뽑혀서 결국은 배심원이 됐습니다.
저한테는 질문도 없이 바로 오케이하시더라구요.
뭔지는 몰라도 제가 검사나 변호사분이 좋아하는 스타일인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었죠.ㅋ
일단 배심원 선정이 끝나면
그때부터 바로 외부와는 단절입니다.
제가 참여한 재판의 경우
오전부터 시작돼서 오후 9시 넘어까지 계속 됐는데
밖에 나가지 못하는 건 당연하고 법원 안에서도 지정된 장소에만 있어야 했습니다.
심지어 식사시간에도 인솔자가 와서 법원 안 식당으로 데려가고
식당 안에는 분리된 예약석에 식사준비가 되어 있었어요.
또 중간중간 휴식 시간마다 도시락이나 간식도 가져다주고
나름대로 대우는 좋았습니다.
(법원에서 제공된 식사와 도시락)
근데 이게 처음에는 모든게 새롭다보니 흥미로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는 답답하기도 하고
일단 재판이 너무 오래 걸리니까 굉장히 힘들더라구요.
(휴게실)
(간식, 한입 먹었어요.)
첫날 끝내 판결이 나지 않아 다음날까지 연장이 됐는데
재판 재개가 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외부(변호사, 검사)와 접촉은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당연히 뭐 접촉할 일이 있나요.ㅎ
둘째날도 일정은 아침부터 전날과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최종판결을 내리기에 앞서서는
따로 회의실에서 판사님들과 함께 재판의 유무죄에 관한 의견조율을 거칩니다.
생각보다 판사님들이 권위적이지 않았고 굉장히 친절했어요.
배심원들과 서로 농담도 하면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요.
(회의실, 여기서 회의들을 합니다)
(회의실 구석에 커피, 차 등 마실 수 있게 비치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최종판결 의견을 모은 후
둘째날 오후 늦게서야 재판이 끝나 법원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배심원으로 참가하면 경비도 주는데요.
하루에 12만원씩 이틀이니까 총 24만원을 은행계좌로 넣어주더군요.
따로 기념품도 주는데 전 법원글씨가 새겨진 액자를 받았습니다.
(선물 받은 액자에요)
배심원을 하면서 느낀 건데
참 법조인분들도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이게 보통 중노동이 아니더라구요.
게다가 그 분들은 그 많은 서류를 다 검토도 해야 하니 말이죠.
몸은 굉장히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왠지 모범시민이 된 거 같은 뿌듯함도 함께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좋은 경험 했다 생각합니다.
이 글 읽어주시는 분들도
혹시 배심원에 관한 우편물을 받으시게 된다면
한번 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