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선봉장 역할을 해오던 조선업은 근 몇년간 암흑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최대 규모의 조선소들이 위치한 거제도는 실직과 부동산값 폭락이라는 악재를 겪어야만 했다. 그렇게 무너질것만 같았던 조선업에 다시 훈풍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국제해사기구(IMO)는 2020년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규제한다. 내년 9월부터는 배에 화물을 실을 때 균형을 잡기 위해 함께 싣는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선주사는 황산화물 함유량이 낮은 저유황유를 선박연료로 쓰거나 스크러버(Scrubber, 탈황장치) 등 황산화물정화장치를 새로 설치해야 한다. 영국 조사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IMO의 환경기준 강화로 선박평형수처리장치 설치 시장은 2024년까지 30조원, 배기가스세정설비 시장은 2020년까지 11조5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하지만 저유황유는 황 함유량이 많은 벙커C유보다 점도가 낮아 샐 수 있으며 윤활성도 나빠 엔진을 더 빨리 마모시킬수 있다. 또한 스크러버는 설치비용이 많이 들고 전력 소모가 많아 선박의 연비를 나쁘게 만든다.
따라서 선주들은 환경규제를 맞추기 위해서 LNG추진선으로 교체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고 이를 위해 발주될 LNG추진선 규모는 약 9172척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 ‘LNG추진선박 연관 산업 활성화 방안’
정부 역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LNG추진선박 100척(공공 30척·민간 70척)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공공과 민간부문에서 LNG추진선박 시범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인센티브 확대와 법·제도 정비 등을 통해 국내 LNG추진선박 도입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계획은 아래와 같다.
- 공공부문 LNG추진선박 추가 도입을 내년까지 추진(시범 도입된 관공선의 경제성과 환경성 평가 후 결과에 따라 추가 도입 여부 검토)
- 지자체의 LNG추진선박 도입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지자체 관공선 신조 시 국내 기업이 개발한 LNG 기자재 탑재 지원
- 주요 화주·선사·조선사 등과 협력해 국내 최초 LNG 추진 외항선을 발주(8월)
- 미세먼지 배출이 큰 예인선을 대상으로 LNG 추진선박 전환 유도
- LNG추진선박 도입을 위한 인센티브 확대
- 해양진흥공사( 올해 7월 설립 예정)를 통해 선박 건조 시 이자율·보증료율 인하 등 지원
- 연안여객선 현대화 펀드 및 연안 선박 이차보전 지원 대상 선박 선정 시 LNG추진선박에 인센티브(가점) 제공
- 노후 외항 선박(선령 20년 이상) 친환경 선박으로 대체 시 선가의 약 10%의 보조금을 지원
- 연안 LNG 추진선의 취득세도 감면
상기 정부의 지원계획만 보더라도 LNG추진선으로 체질개선을 하기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느껴진다.
LNG 추진선의 앞선 기술력을 확보한 3대 조선소
LNG추진선은 엔진룸의 설계 변경과 LNG 연료탱크공간의 확보, 화물 적재량과 공간의 변화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디젤엔진 선박을 건조하는 것보다 작업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조선3사는 2010년부터 LNG추진선 개발에 공을 들이면서 인력을 중국 조선사의 10%만 투입해도 건조기간을 2~3배 앞당길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은 LNG추진선으로 개조할 수 있는 ‘LNG레디’ 선박을 자체적으로 개발했고 대우조선해양도 LNG추진선의 핵심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25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의 든든한 지원과 수준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의 조선사는 다음달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되는 세계 선박 박람회 '포시도니아'에 참가한다. 다음달 4일부터 나흘 간 진행되는 포시도니아는 노르웨이의 노르쉬핑, 독일 함부르크의 국제조선해양기자재 박람회와 더불어 세계 3대 조선해양 박람회로 꼽힌다. 2년에 한번씩 개최되는 포시도니아에서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굵직한 수주를 따내는 등 쾌거를 올린 바 있어 이번 박람회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현대상선 3조, 정부 5조 5천억원 발주
위의 계획들과 더불어 함께 알아야할 희소식이 있다면 현대상선과 정부의 발주 계획이다. 그 규모가 8조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기에 조선소들은 저마다 수주하기위해 한간힘을 쓰고있다.
우선 현대상선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친환경·고효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한다고 지난 4월 밝혔다.
2020년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투입을 검토하고 있는 2만TEU급 이상 12척과 미주동안 서비스에 투입을 검토 중인 1만4000TEU급 8척 등이 대상이다.
정부역시 1조6000억원 규모의 군함 10척과 해양수산부 221억원 규모 순찰선 등 6척 등 총 16척을 발주하고, 내년까지 5조5000억원 규모의 특수선을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특수선은 최소 40척 가량이며, 이 가운데 총 90% 물량이 군함이다.
장미빛 미래의 명과 암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장미빛 미래만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LNG선으로 건조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것에 부담을 느낀 선주들이 부분 개조하여 운영하는 방법으로 전환 할 수도 있으며 LNG추진선의 원천적인 고유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조선소들은 특허된 기술력의 사용과 관련하여 문제를 겪을수도 있다. 또한 LNG 추진선의 벙커링 기술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동안 수주절벽에 시달려왔던 조선업에 정말 오랜만에 불어온 훈풍이기에 닻을 높게 올리고 힘차게 전진하며 난관을 헤쳐나가 전세계 대한민국 조선업의 위상을 다시한번 드높여 주길 바란다. 한때 조선업에 종사하고 싶었던 한사람으로서 침체기를 겪을때 참 마음이 아팠었는데 이렇게 좋은 소식이 들려오니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훈풍이 태풍으로 변하기를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