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부터 연휴의 끝을 알리는 비가 촉촉히 내렸습니다. 정말 다행히 날씨를 핑계로 전 아들들과 타협할수 있었고 실내 놀이로 대체하여 자전거나들이는 피할수 있었습니다^^;;
저녁에 파전이나 해먹자고 제안한 저에게 아내는 마침 냉장고에 쭈꾸미가 아직 있다며 같이 넣고 만들어 먹자 하더군요. 냉장고 구석에서 꺼내진 쭈꾸미를 보자 작년 가을의 전투낚시(?)가 생각났습니다.
작년 9월경 직장동료들과 태안으로 쭈꾸미낚시를 다녀왔거든요. 동트기전 새벽 출항해서 가을 새벽바람을 맞으며 만선의 꿈을 안고 낚시배를 탔었습니다. 200마리는 잡아 아이들 배부르게 먹이겠다는 목표와 함께 출항!!
하지만 날도 흐렸고 바람도 거세지더니 심지어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는데..한두마리씩 올라오긴 하는데 비는 멈추지 않았고 옷은 홀딱 젖어서 체온이 뚝뚝 떨어지더라구요.
회사형님이 신발 다 젖는다고 슬리퍼가 편할거라는 말에 이렇게 입고 갔다가 발시려 죽는줄 알았네요. 결국 추위에 못이겨 끝까지 완주못하고 선내로 대피 해야만 했습니다.
오늘 먹은 쭈꾸미들이 바로 이때 잡았던 것들 이었습니다. 정말 오래도 보관했던 애들이네요^^;; 냉장고에 있는 마지막 쭈꾸미였다는 말에 쭈꾸미 잡으러 한번 가야겠다며 일정을 확인하던 저는 몰랐던 소식을 알게되었습니다.
쭈꾸미의 무분별한 남획을 막기위해서 올해부터 쭈꾸미 금어기가 신설된 것입니다. 5월11일부터 8월31일까지 쭈꾸미를 잡는 일체의 행위가 금지되는데요 위반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매년 줄어드는 어획량에 위기를 느낀 조치인데요 5~6월이 산란기,성유기인 쭈꾸미를 보호함으로써 자원 회복과 증강을 위한 현명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쭈꾸미를 대쳐서 먹으며 아이들에게 9월에야 낚시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해주니 아들들이 왜 못잡게 하냐고 물어보더군요. 어떻게 설명해줘야 이해가 빠를까 생각하던 저는 결국 이렇게 대답해줬습니다.
"쭈꾸미들이 5월,6월에 결혼하고 아기를 낳는데 갑자기 엄마 아빠가 하늘나라 가면 아기 쭈꾸미들이 슬퍼하겠지? 그래서 지켜주려고 하는거란다."
이해가 갔는지 아들들이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자연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잘 보존해서 후대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탐욕을 부린다면 이 멋진 선물을 더 이상 누리지 못할것입니다.
그동안 원치않는 이별을 당해야만 했던 쭈꾸미들이 이제라도 맘편하게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낼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올 9월에 쭈꾸미낚시를 다녀올 생각인데요 바람피고 가정폭력 일삼는 나쁜 쭈꾸미 녀석들만 잡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