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랑생활 도중 어느 서당에 신세 좀 지려 했는데 훈장이 푸대접하면서 문전박대하자 그 자리에서 즉흥시 지음
書堂乃早知
房中皆尊物
生徒諸未十
先生來不謁
내 일찍이 서당인 줄은 알았지만
방안에는 모두 귀한 분들일세
생도는 모두 10명도 못되고
선생은 와서 인사조차 않는구나.
이렇게 한자 뜻풀이만 해보면 그저 그런 신세한탄 정도로 보이지만 저 한자들의 음만 따서 읽어보면
서당내조지요,
방중개존물이라.
생도제미십이고.
선생내불알이라.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험악한 욕설이 됨... 한자 음독 이용한 기발한 펀치라인 ㅍㅌㅊ? 심지어 이걸 즉흥시로 ㄷㄷ;;
- 역시 방랑생활 도중 경기도 개성에 도달하여 어느 집에 하룻밤 신세를 지고자 했으나 주인장이 땔감이 없다는 핑계로 문전박대하자 아래의 즉흥시로 화답
邑名開城何閉城(읍명개성하폐성)
山名松岳豈無薪(산명송악기무신)
고을 이름은 개성인데 어찌 문을 닫아 걸며
산 이름은 송악인데 어찌 땔감이 없다 하느냐
이번엔 위와 반대로 한자 훈독을 이용한 펀치라인
개성(開城) : 훈독으로 직역시 '성을 열다' 라는 뜻이 됨
송악(松岳) : 개성에 있는 송악산을 의미, 송악산의 한자를 훈독으로 직역하면 '소나무 산' 이라는 뜻이 됨
- 방랑생활 도중 쉰 밥을 얻어먹게 되자 지은 즉흥시
二十樹下三十客 이십수하삼십객
四十村中五十食 사십촌중오십식
人間豈有七十事 인간기유칠십사
不如家歸三十食 불여가귀삼십식
스무 나무 아래에 서러운(서른) 나그네
망할(마흔) 놈의 마을에서 쉰 밥을 먹는구나
사람 세상에 어찌 이런(일흔) 일이
집에 돌아가 설은(서른=설익은) 밥 먹느니만 못하구나
스물 - 서른 - 마흔 - 쉰 - 일흔 - 서른 이용한 라이밍 ㅍㅌㅊ?
저런 라임 배치하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전혀 어색하지 않게 전해지는 클라스 ㄷㄷ
- 당대 함경도 관찰사 (= 현대의 도지사) 조기영의 폭정에 힘겨워하는 백성들을 보고 분개하여 써내려간 시
宣化堂上宣火黨 선화당상선화당.
樂民樓下落民淚 낙민루하낙민루
咸鏡道民咸驚逃 함경도민함경도.
趙岐泳家兆豈永 조기영가조기영.
선화당(관찰사가 집무 보는 관아의 명칭)에서 화적같은 정치를 행하고
낙민루 아래에서 백성들이 눈물흘리네
함경도 백성들이 모두 놀라 달아나니
조기영이 가문이 어찌 오래 가리오?
동음이의 한자어들 앞뒤로 배치해서 라임, 펀치라인 두마리 토끼 다 잡는 클라스 ㄷㄷ해;;
- 방랑생활 도중에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된 '가련' 이라는 여인의 이름을 자신의 처지에 빗대어 심경을 표현한 시
可憐行色可憐身 可憐門前訪可憐 가련행색가련신 가련문전방가련
可憐此意傳可憐 可憐能知可憐心 가련차의전가련 가련능지가련심
가련한 행색의 가련한 몸이
가련의 문 앞에 가련을 찾아왔네.
가련한 이 내 뜻을 가련에게 전하면
가련이 이 가련한 마음을 알아주겠지.
훗날 방랑생활을 위해 가련과 이별하며 또 하나의 시를 남김
可憐門前別可憐 可憐行客尤可憐 가련문전별가련 가련행객우가련
可憐莫惜可憐去 可憐不忘歸可憐 가련막석가련거 가련불망귀가련
가련의 문 앞에서 가련과 이별하려니
가련한 나그네의 행색이 더욱 가련하구나.
가련아, 가련한 이 몸 떠나감을 슬퍼하지 말라.
가련을 잊지 않고 가련에게 다시 오리니.
섹드립도 본좌급임
어떤 여자가 거문고 연주하는거 보고 "퍄 님 연주 ㄱㅆㅅㅌㅊ네요." 하면서 지어준 시가 있는데
爾年十九齡: 너의 나이 열아홉에
乃早知瑟琴: 일찍이도 거문고를 탈 줄 알고
速速拍高低: 박자와 고저 장단을 빨리도 알아서
勿難譜知音: 어려운 악보와 음을 깨우첬구나
별 문제없어 보이지만 저 한자 음만 추려서 읽으면
이년십구령
내조지슬금
속속박고저
물난보지음 ...
근데 어느 이름모를 여인이랑 랩배틀떠서 발리신적도 있음
毛深內闊 모심내활 : 털이 깊고 속이 넓은 것을 보니
必過他人 필과타인 : 필시 딴 사람이 먼저 지나갔도다
= 님 처녀 아니져? ㅋㅋㅋ
라는 섹드립 라인으로 mc삿갓이 선빵쳤는데 여인이
溪邊楊柳不雨長 계변양류불우장 : 개울가 버들은 비가 오지 않아도 길게 자라고
後園黃栗不蜂坼 후원황률불봉탁 : 뒷마당 알밤은 벌이 쏘지 않아도 벌어지네
라는 개쩌는 라인으로 받아쳐서 벙쪘다가 ㅈㅈ침
이런것도 있음
방랑중에 돈이 떨어져서 임시로 글 가르치면서 돈벌려고 자기한테 와서 배우라고
'自知면 晩知고 補知면 早知다'
(혼자서 알려 하면 늦게 알게되고 도움받아 알려 하면 빨리 알게된다)
라고 적음 근데 이걸 고대로 읽어보면....
'自知면 晩知고 補知면 早知다
(자지면 만지고 보지면 조지다)
라고됨 ㄹㅇ 타고난 라임임
//이 밖에도 무수한 일화들과 명시들을 남겼지만 이정도만 해도 킹삿갓의 위엄을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봄
펀치라인, 라임, 프리스타일까지 뭐 하나 빠지는게 없는 클라스
이정도면 랩 배제하고 가사 쓰는 능력만으로도 '거장' 칭호를 붙이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듯
괜히 '갓' 붙는게 아님
유명한 이야기지만 그의 할아버지는 홍경래의난에 반란군한테 항복함
김삿갓은 그걸 모르고 과거시험 시제인 반역죄인 욕하는 글을 쓰고 급제함
금의환향하고 나서 어머니에게 사실 니가 욕한 사람은 니 할배다 라는 얘길 듣고
하늘에 있는 할배 뵈기 부끄러워 벼슬 관두고 삿갓쓰며 유랑하기 시작함
... 셀프패드립 시전 후 조선힙합계의 거장이 되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