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렇지만 언어의 장벽은 해외의 게임들을 온전히 즐기기 어렵게하는 요소였습니다. 문화개방을 하면서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오는 게임도 그나마 늘었으며 정식으로 나오지 않아도 인터넷의 발달로 유저들이 자체적으로 한글 패치를 만들거나 대사 번역집을 만들곤하죠. 덕분에 한글 패치가 존재하는 게임은 만들어진 정작 만들어진 국가에 비해서 유명해지기도 했죠. 해외게임보다 수준이 떨어지던 국산게임들이 자리를 차지할 수 있던 원동력을 제공해주기도 했구요.
물론 언어의 장벽을 무시하고 유행해버린 게임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언어의 장벽이 크게 작용하지않는 액션, 격투 게임등이었죠. 스토리 비중이 큰 RPG 게임들은 언어의 장벽을 넘기 어려웠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같은 게임은 영어라서 덜했지만 일본어 게임들은 게임 설정조차 무슨말인지 몰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속에서도 일본어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했나 싶긴한데....어쨌든 그런 그들이 결국 언어의 장벽을 넘지 못해 좌절했던 일을 소개하고자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파이널 판타지6의 초반 보스 중 하나인 바르가스입니다. 곰 두마리를 거느리고 왼쪽에 서있는 캐릭터인데요 왜 고작 초반 보스에서 무너지나 싶으시겠지만 이 전투가 이벤트 전투의 요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일반 전투처럼 부하 곰들을 처리하고 바르가스를 공격하다 보면
아군 합류 캐릭터인 매시(매슈)가 등장합니다. 여기까지만보면 합류한 캐릭터와 함께 보스를 쓰러뜨릴거 같지만....
바르가스는 연풍연략권이란 필살기를 써서 기존 플레이어 캐릭터들을 전부 날려버립니다. 갑자기 바르가스와 매시의 1:1 상황이 된것이죠. 1:1만이라면 괜찮겠지만 위 이미지에 매시를 보면 60이란 숫자가 떠있습니다. 1:1 상황이 되면서 바르가스가 죽음의 선고(종사권)란 필살기를 쓰기 때문인데요 60의 카운트다운이 끝나면 무조건 죽어버리게됩니다. 나중에 이 기술을 해제할 수 있긴한데 이 시점에선 해제할 방법도 없고 3명이 공격해도 못 죽였던 바르가스를 60초의 시간제한 속에서 죽일 수도 없어서 결국 60초가 지나서 게임오버가 되어버립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오냐면 이 매시 전용의 특수한 기술을 사용해서 이기게 짜여져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위 이미지처럼 매시가 플레이어를 보더니 대사에 나와있는 A버튼을 누르라는 등의 말을 합니다. 갑자기 게임 캐릭터가 플레이어보고 필살기 사용법 강의를 하는거죠. 그동안 없던 시스템이기에 나름 길게 설명합니다만 요약하자면 필살기를 선택하고 왼쪽,오른쪽,왼쪽,A버튼을 차례대로 누르면 필살기가 나간다는겁니다.
알려준 필살기 폭렬권을 사용하면 바르가스는 그 기술을 벌써 익혔냐면서 한방에 죽어버립니다. 문제는 일본어를 모르는 플레이어는 이 사실을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죠. 애초에 RPG게임하는데 갑자기 격투게임 커맨드같은게 나온적도 이전 시리즈에서도 없었고 처음 생긴 시스템이다보니 일본쪽 사이트를 보면 일본어를 읽을 수 있는 일본인들 중에도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해 폭렬권을 사용하지 못했던 경우가 있다고 쓰여있습니다. 하물며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는 한국유저들은 간단한 커맨드를 입력하지 못해 바르가스를 넘지 못하고 좌절하게되는것이죠.
나중에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물어보거나 공략법이 공유되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열악했던 초기 게이머들의 환경에선 방법을 알 수 없어서 대부분 게임을 포기하였습니다. 포기하지않고 계속 초반지역에서 레벨업해서 바르가스를 죽일 수 있을때까지 레벨업해서 60초내에 잡고 넘어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는 있습니다....이건 특별히 못 죽이게 시스템으로 설정한게 아니라 단지 적정레벨에 맞지않게 바르가스의 체력을 높게설정하기만 했기에 가능한방법이겠죠. 물론 적정레벨을 훨씬 넘었기에 경험치가 별로 안 들어왔을텐데 그럼에도 레벨업을 했다면 얼마나 노가다를 했을지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