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외래종의 도입이 문제를 만들어내는 예시중
자주 등장하는것이 호주에 도입된 토끼입니다.
유럽인들이 별생각없이 가지고온 수십단위의 토끼들은
억단위로 변해서 호주를 초토화시켰고 이 숫자를 줄이기 위해
호주 정부가 취한 방법 중 하나가 치사율 100%에 가까운 바이러스입니다.
호주 정부는 단순히 토끼처리를 위해 바이러스를 풀었겠지만
이 행위는 뜻하지않게도 자연 단위의 바이러스 실험이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실험장에선 결코 꿈꿀 수 없는 규모의
숫자와 지역에서 인간의 의도적인 바이러스 살포가 이루어졌으니깐요.
우선 바이러스 살포의 결과는 지금도 알려진대로 실패로 끝났습니다.
흔히말하는 선택으로 인한 진화가 대륙단위로 입증된것이죠.
이에대한 원인으로 흔히 말하는 것은 내성을 지닌 토끼들의 등장입니다.
바이러스에 살아남은 토끼들이 퍼지면서 호주의 토끼들이
바이러스에 내성을 가지게된것이죠.
하지만 토끼만 변화한것은 아니었습니다. 바이러스 역시 변화했습니다.
바이러스 학자 Frank Fenner는 최초 살포가 지난 몇년 후에
바이러스를 살펴본 결과 이 바이러스들이 이전보다
덜 신속하게 작용하고 치사율도 줄어들었음을 알아냈습니다.
왜 이런일이 일어났을까요? 너무 높고 빠른 치사율은 바이러스에게도
손해였기 때문입니다. 숙주가 신속하게 죽으면 바이러스 역시
새로 퍼지기 힘들기때문에 덜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변화하게 된것이죠.
이 두가지 요소가 합쳐져 호주의 토끼 숫자는 회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변화가 끝난것은 아니었습니다.
Pennsylvania대학의 생물학자 Andrew Read는
모든것이 장기적인 공존상태로 항상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몇십년이 지나면서 바이러스들이 여러 변종들로 다시 변한것입니다.
1990년대에 이들은 십여가지의 새로운 바이러스들을 실험하였고
이들중 몇몇은 기존처럼 높은 치사율을 보이며
심지어 한 종류는 기존 바이러스와는 다른 작용을하여 토끼를 죽이는
모습까지 보여줬습니다.
한편 새로운 바이러스에 토끼들 역시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치명적인 변종들은 유럽의 실험용 토끼들을 모두 죽였습니다.
하지만 호주의 야생토끼들을 대상으로 실험했을때는
살아남는 토끼들이 존재했습니다. 기존의 치사율 100%에 가까운
변화하지 않은 바이러스에도 야생토끼 중 일부는 살아남았습니다.
1990년대에 한 실험을 끝으로 20여년간 새로운 실험은 없었습니다.
그사이에 1997년에 새로운 바이러스의 투여가 이루어졌지만
위와같은 과정을 통해 토끼들은 줄어들다가 다시 늘어났습니다.
호주에서 이루어진 거대한 실험은 자연속에서
선택과 진화를 보여주며 토끼의 승리로 끝난거죠.
호주 정부는 이번엔 유전자 조작으로 대응할 계획을 세웠지만
이런저런 반대로 이루어지진 않았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어디선가 현재 토끼과 바이러스 상태는 어떨지
새로운 연구를 진행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