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으로 치면 초로에 든 계절이라 아침 저녁으로 춥다. 그제는 출근하는데 온도가 2도인걸 보고 뜨아... 아내와 아쉬운 가을의 끝자락을 더듬으러 나갔다가 오랜만에 메주꽃에 들렀다. 분위기는 아기자기하고 음식은 정갈해서 맘에 들었던 곳이다. 다만 예전에는 양이 적어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삼각김밥을 사 먹었었는데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아무래도 클레임이 많았었는지 양이 넉넉해졌다.
앞마당에 정원을 가꾸어 놓았다. 키작은 식물과 조형물 몇개가 보인다.
인테리어에 공을 들이지는 않았지만, 편안한 인상을 받았다. 전통찻집 분위기도 나고.
저 통유리 너머는 넓은 주차장인데 식사 후 쉴 수 있는 공간과 무료 드립 커피가 준비되어 있다.
메뉴는 오로지 메주꽃 소반(15,000원)
죽으로 속을 달래고
물김치를 담는 사이
일일이 꽃으로 장식한 정성어린 음식이 나온다. 양송이, 약식, 호박 샐러드, 메밀전 말이, 두부를 채운 유부, 부침개, 떡볶이. 반찬으로 먹는 게 아니라서 짜지 않다. 이야기를 나누며 하나씩 집어 먹으면 어느새 접시가 비고 새로운 음식이 올라온다.
메밀묵과 보쌈과 표고버섯 탕수육. 향이 진한 걸 보니 메밀묵에 국내산 참기름을 쓴 듯 하다. 보쌈이야 맛 없으면 이상한거고, 고기 대신 버섯을 사용한 탕수육은 의외로 괜찮았다. 바삭함도 살아있고.
마지막으로 된장찌개 정식. 된장은 약간 칼칼하고 찬은 정갈하다. 이렇게 밥 몇 숟가락 뜨면 최후의 블럭을 끼운 듯 한끼를 잘 완성한 느낌이다.
식사 후에는 공방에서 옹기와 도자기도 구경하고
카페에서 차 한잔해도 좋다. 모두 무료.
눈요기 거리가 조금 더 있으나 시간상 모두 스킵.
덤블도어 교수님이 불러서 이만 휘리릭...
이런 외진 곳에서 장사할 생각을 하다니 강심장이다. 이랬지만 줄줄이 들어오는 손님을 보면 역시 중요한 건 맛과 가격이지 위치가 아니었다.
퓨전 한정식 - 메주꽃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내가 소개하는 이번 주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