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축해 놓은 것을
동시에 터뜨리고 보니
일제히 부르는 노래인 듯 학고
같은 소절을 제멋대로 각색하는
유치원생들의
고함소리이기도 하다
너와 나
어긋난 대화라 하면
더욱 그럴듯하다
냉이 쑥 피기 전에
지신 밟힌 동토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을지
철든 적 없는 내 이기심에게는 물으나 마나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이 문구를 발견했을 때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웬만한 센스에는 하이킥을 선사할 만한 명문장입니다.
처음 보고 낄낄거리다가 엄한 곳에 흘리긴 했지만....
어느새인가 모든 화장실에서 볼 수 있는 표어가 되었습니다.
누가 만들었을까요.
저작권료는 제대로 챙기고 있을까요.
이런 표어가 그 시대 저작권의 대상이 되지는 않았겠죠.
별 다섯개 짜리 돌침대 광고모델이 몇년치 모델료를 새로운 광고로 대신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 표어의 주인은 어디서 씁쓸한 미소를 짓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어찌어찌 해야 할 일이 있어 새로 오픈한 건물에 들렀습니다.
딱 좋을 때 소식이 와주어 깔끔하게 빛나는 화장실도 접견했구요.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여전합니다.
어느 화장실에나, 아니 어느 남자화장실에나 있어야 할, 부속품 같은 것이 되었죠.
두 세기에 걸쳐 '너도나도 불조심'보다 많이 본 히트작이긴 하다만 누가 좀 바꿔줬으면 좋겠습니다.
화장실 표어 만들기로 이벤트를 확 걸어, 말어....
이 표어를 보면 이제는 지루합니다.
흘리면 죄를 짓는 것 같구요.
변기나 세면기가 화장실에서 없어지는 날이 온다 해도 이 표어만은 변하지 않고 제자리를 지킬 것 같습니다.
변화의 바람은 점차 거세지고 있고 변화의 지향은 정확히 다양성을 조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화장실까지 그 변화의 낙수효과를 기대하기는 이른가 봅니다.
관공서부터 하면 좋을텐데....
한 천 개쯤 만들어서 화장실마다 번호 매겨 붙여 놓으면,,,, 다양해지고 좋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