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부리] 모범운전자는 맘고생 안한다..

sadmt(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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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https://pixabay.com

운전 습관을 고치는데 애를 먹었다.

지금은 개미새끼 한 마리 없는 4거리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내 신호를 기다리는 모범운전자가 되었다. 내 차 뒤에서 신호대기하는 차들은 간혹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인다. 차가 움찔움찔 한다. 답답하다는 것이다. 표정은 얼굴에만 있는 게 아니다.

규정속도를 지키지는 않는다.
+10.
10km/h만 더해서 달린다. 이렇게만 달리면 과속단속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다. 사실관계는 알 수 없다. 워낙 착하게 주행하다 보니 앞질러 가는 차들이 많다.

맹렬하게 돌진하는 차들이 있다. 룸미러로 보다 보면 여고괴담 복도 끝에서 귀신 뛰쳐 나오듯, 양자역학적으로, 떵떵떵 다가온다. 잡아 먹히기 전에 차선을 변경해 준다. 그런 차들은 내 차가 흔들릴 정도로 바람을 일으키고 지나간다.

끼어드는 차들에게도 관대하다. 뒤따르는 차들이 없음에도 내 차 앞으로 밀고 들어오는 차에게 나는 곱게 자리를 비켜준다. 육두문자가 나오지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암송하면 좀 가라앉는다.

그렇게 천천히 살게 되었다. 점점 빨라지는 속도에 제동을 걸듯….
그러나 시간은 삶의 속도에 반비례한다.

예상들 하시겠지만 나는 끼어들기와 안끼워주기의 달인이었다. 차체 길이 반 정도의 틈만 있으면 끼어들 수 있었고 안끼워 주기 위해 앞 차와의 거리를 1m 정도로 좁히며 달리기도 했다. 그것도 고속도로에서.
내 차를 앞질러 가는 놈은 왠만하면 쫓아가서 앞질러 줘야 속이 시원했다.
그래도 130으로 달리는 내 차를 휘익 지나가는 차들은 모른 척 했다. 그런 차들은 쫓아가면 가오 떨어진다. 소 달구지같은 내 차로 물 건너온 얄상한 차들을 쫓아 봐야 복창 터지기 전에 엔진이 먼저 터진다.

사람은 검치호랑이에게 쫓기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검치호랑이에게 덤비던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1만 년 전에 멸종되었다. 느림보 다리로 빨리 도망가야 하니까 사람은 스피드를 갈구하게 되었다. 이제 겁장이의 후손들은, 갈구하던 스피드를 손에 넣었고 나는 달려야 할 운명이었다. 논리적이다. 믿거나 말거나….

운전 습관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다.
음주운,,,면허취,,,1년,,,,그냥운,,,교통법규 지키기…..
말할 수 없고 말해서도 안되는 이유로,,,,모범운전자가 되었다.
야구에는 쓰리아웃이 있다. 쓰리아웃이 여러 제도와 법률에 도입되었다. 난 투아웃이다.

빨리 달린다고 해서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니다. 그리고 목적의식이 없어도 큰 탈없이 살았다. 천천히 사는 것이 답이 아닐 수도 있다.
10걸음 걷는 시간에 7걸음 걷는 것. 내일 방문하기로 약속한 걱정거리는 현관문을 열어 줄 때 반갑게 맞아 주면 되는 것. 나는 이런 게 천천히 사는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