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메추리 알을 가지고 왔었다. 부화시킨다고 해서 귀신 씨나락,,,, 할 수는 없었고 초딩 5학년의 동심을 지켜주었다. 부화기에 알을 넣어 두고 온도계를 달아 적당한 온도를 유지했다. 둘째는 일정한 온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자기가 알을 품은 것처럼 극진히 보살폈다.
그런다고 알이 깨겠니 아가야. 알은 먹는 거지 깨는 게 아니란다. 라고 말했다면 귀신 씨나락 까먹는 아빠가 될 뻔했다.
과학 교육 센터를 운영하는 한생연이라는 기업에서는 총 일곱 군데에 테마 과학관을 조성하여 청소년을 위한 과학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 4곳, 경기도 2곳, 강원도 홍천 1곳이다. 둘째는 일산에 있는 센터에서 교육받고 있다. 2주에 한 번은 일산에 가야 하는데 둘째는 재미있어한다. 실험과 실기 위주의 교육이라서 아이들의 흥미를 유도하기에는 제격인 듯...
얼마전 부화에 관한 교육을 받고 이것저것 들고 와서 부산을 떨고는 이렇게 멋진 일을 해냈다. 기특한 녀석.
방금 태어나 채 마르지 않은 메추리라서 사진만 한 장 찍고 재빨리 뚜껑을 닫았다.
둘째는 신이나 학원에서 배운 대로 메추리를 빨리 각인시켜야 한단다. 각인이 뭐냐 했더니 동요를 틀어 놓고 어미를 보여주면 새끼는 어미를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미가 없잖아...
부화기에서 새끼를 꺼내 알품이 상자에 넣고 동요를 틀고 저 얼굴을 보여주면 메추리는 영원히 엄마를 잊지 않게 된다는 것.
믿거나 말거나 각인의 시간은 끝났다. 저 메추리가 잘 성장한다면 옆집 암탉을 엄마인 줄 알고 쫓아다니겠지...
메추리는 크면 매우 시끄러워지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키울 수 없다고 한다. 아이들은 크게 실망할 것이다. 둘째는 한생연에서 이미 배운 사실이라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다. 조만간 가져가게 될 텐데 아쉬워할 아이들의 표정을 생각하니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