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란할 때 한잔 땡기는 건 비오는 날 기어나오는 지렁이의 심리와 같다. 그놈은 물을 마시고 나는 술을 마신다. 지렁아 너도 심란하지렁??? 긴말 할 거 없다. 친구 하나를 버렸다. 동양식으로 하자면 아는 동생이지만,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몇살 차이가 대수냐. 독한 술이 땡겼다. 이럴때 술이 땡기는 건 습관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았으니 오늘 하루 쯤 더 술의 노예가 된다고 해서 내일 당장 수전증이 찾아오지는 않을테니... 트윈파파님은 진작에 찾아왔을지도... 내 탓이다. 그리 생각하는 게 편하다. 혼술을 자주 하지는 않는다. 물론 맥주 한 캔 정도는 음료니까 매일 마신다. 그래도 디오니소스가 반겨주지는 않을거다. 말없이 혼술 하기 위해 횟집에 들러 광어 한마리 포장했다. 마트에 들러 연태 고량주를 한 병 샀다. 공부가주 이후로 가장 비싼 고량주다. 무려 7200원. 이거 괜찮다고 하던데... 칭따오에 말아먹으면 양꼬치가 생각난다지. 반댄가? 회에 고량주는 안 어울릴거 같지만 마셔 보시라. 안 어울린다. 그래서 입가심으로 맥주 한 캔 땄다. 결혼식날 종로5가 기독교 회관은 친구들로 미어터졌었다. 뒷풀이를 위해 80평(과장이 심하군) 맥주집을 빌렸는데 들어오지 못한 애들은 길 건너 광장시장으로 갔다. 편의점 수입맥주 코너의 칭따오는 국내산이라는 말이 있다. 조만간 확인할거다. 어쩐지 수입맥주인데 맛이 국내 맥주하고 별 차이 없더라. 댓병에 든 중국산 칭따오하고는 분명 달랐다. 맥주맛은 변해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하이네켄은 예외다. 하이네켄씨는 장차 192개국에서 똑같은 맥주맛을 향유할 거라는 얘기를 점성술사에게 들었다. TV 안보는 분들은 뭔 얘긴지 하시겠지. 젊은 날 착각했던 내 모습은 말 그대로 착각이어서 왕성하게 사회 생활에 적응하던 시절, 인맥만이 살길이라는 각오로, 세상 모든 사람을 만날 기세로, 성격에 맞지 않는 오지랖을 많이도 떨었다. 결혼식장을 메웠던 친구들은 내 오지랖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물고기였다. 모두 부질없는 짓이었음을 알게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단풍나무의 눈시울이 고작 스무 번 남짓 벌개지는 동안 알맹이를 감싸고 있던 욕망과 가식은 서서히 털려 나갔다. 지느러미 한 쪽도 보이지 않는다. 광어가 다 어디 갔을까. 담배 한 대 피우러 나갔는데 살갗이 오돌오돌 떨렸다. 고량주 먹은 거 다 깼네. 생활에 매몰되고 거리도 멀어지고 연락이 뜸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살다보면 어찌 또 만날 날이 오겠지 하며 잊힌다. 그렇게 각자의 길을 가다가 어디서 부고장이라도 날아들면 의무적으로 한번 씩 만나야 한다고 헌법에 써있다. 아닌가??? 아님 말고... 어차피 헤롱메롱 잡설이니까... 예리한 칼로 두부 자르듯 친구를 버리는 건 아니다 싶지만 어쩔 수 없다. 난 나쁜남자니까. B형이니까... 역지사지 해보면 내가 버림받은 건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역지사지가 어울리는 말인가? 졸립구나. 디클릭을 좌측 변수로 하고 비지를 우측 변수로 하는 복잡한 방정식만 풀면 잘 수 있다. 보팅하고 자야하는데... 디클릭도 사랑해 주고... 이미 낮에 했나???
며칠 전에도 그렇고 오늘도 actifit 1만 보 넘게 달성해서 기쁜 마음에 포스팅을 하려고 ...